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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서관 탐방] (1) 정독도서관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04 16:57

수정 2012.11.04 16:57

지난달 29일 서울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2012년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한 '독서의 해'다. 정부는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행사를 추진 중이지만 일반 시민은 독서의 중요성은 알면서도 실천으로 옮기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단발성 행사로는 독서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에 있는 도서관 알리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요즘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일으켜세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도서관과 평생학습관도 단순히 책을 읽는 곳에서 탈피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들 각 지역 도서관이 어떤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살피고 시민이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도서관 탐방 기획 시리즈를 매주 1회씩 연재한다. <편집자주>

"도서관에서 직접 진중권 작가를 만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무척 기뻤습니다. 저도 진 작가처럼 도서 목록과 생각의 지도를 만들 때 필요한 자기 기준을 만들 겁니다. 올가을에는 정독도서관을 활용해 저만의 새로운 도서 목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정독도서관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이용자)

■'작가와의 만남' 성공적 정착

지난달 29일 오후 7시30분 서울 화동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는 260여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200개 좌석이 준비된 공간에 간이의자가 채워진 다음에야 겨우 모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날 강연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강의는 활기찼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참여를 신청한 청중의 눈은 반짝였다. 질의응답도 상당시간 진행돼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야 강연은 겨우 끝을 맺었다.

정독도서관이 시민의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작가와의 만남' 얘기다. 이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1주일에 1~2회씩 실시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는 박범신, 신경숙, 김훈, 유홍준, 김용택, 이덕일 등이 꼽힌다.

양종만 정독도서관장은 "'작가와의 만남'은 시청각실을 따로 구비하고 있는 우리 도서관만이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청중이 작가와 비슷한 눈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소양을 갖추고 있어 강연을 뜨겁게 진행해 봤던 작가들은 다시 한번 강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명품 도서관으로 자리매김

정독도서관은 본래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 개발이 한창이던 1976년 경기고가 강남으로 이전함에 따라 학교 건물을 도서관으로 단장해 1977년 문을 열었으며 올해 개관 35년째를 맞았다. 도서관은 1동과 2동, 휴게실동, 서울교육박물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등록문화재다. 대지 3만6470㎡, 건물 1만2999㎡ 규모를 자랑하는 이 도서관은 50만권이 넘는 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하루 이용객은 6000여명에 달한다.

도서관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독도서관은 서울에 있는 학교도서관을 지원하는 대표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신간 정리, 업무 매뉴얼 작성 등 학교도서관 시스템 정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도서관 담당 사서와 교사 연수도 적극적으로 진행, 이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일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독서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세미나실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현재 13개 독서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으며 초·중·고교생뿐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이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일 정독도서관은 다문화실도 개관했다. 최근 부쩍 많아진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외국에서 온 이들이 고국의 문화와 향수를 느낄 수 있게 다문화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베트남이나 태국 등지에서 온 이들이 화상전화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전화도 개설할 계획이다.


양종만 관장은 "서울의 대표 도서관이라는 정독도서관의 위상에 걸맞은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도서관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명품 도서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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