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가속기 설립 정부-민간 경쟁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重粒子)가속기가 정부와 민간에서 각각 도입될 것으로 보여 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유니드파트너스는 독일 지멘스 등으로 구성된 유럽 컨소시엄 단퓌직과 중입자 가속기 도입에 관한 본 계약(MOA)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교육과학기술부도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국내 기술로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 가속기

중입자가속기는 양성자를 포함한 중이온(헬륨, 탄소, 질소, 우라늄 등)을 전자기 힘으로 빛의 속도(초당 30만㎞) 가까이 가속하는 장치다.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센터는 지난 2009년 세계 처음으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에 선보여 매년 1000명 이상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으며 탁월한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치료법은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가동중인 양성자 치료보다 암세포 파괴력이 4배 정도 클 뿐 아니라 입사선량이 10% 정도 적어 부작용이 그만큼 적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X선, 감마선 등은 암이 있는 깊이까지 가는 동안 방사선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치료 효과가 낮고, 또 암 조직 주변의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양성자와 중입자는 조사 직후 체내 에너지 흡수가 적고 암 조직에 도달할 무렵 절정에 달했다가 그 후 다시 낮아지는 물리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 현상을 이용한 중입자 가속기는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도 인체 깊숙이 숨어 있는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피해가 적고 치료 효과도 뛰어난 특성을 지닌다.

또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는 회당 치료 시간이 2~5분에 불과해 기존 방사선 치료의 40~60분, 양성자 치료의 30분보다 짧다. 치료 횟수도 기존 방사선 치료가 28~33회, 양성자 치료가 28~30회인데 비해 2~6회로 적다. 치료 기간도 1~2주 정도여서 화학요법이나 외과수술이 힘든 암환자들이 비교적 무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특히 중입자 가속기는 암세포 밑에 숨어 있는 저산소 세포(암세포로 발전·전이 가능성이 있는 세포)까지 궤멸시킬 뿐 아니라 생존율이 낮은 간암, 두경부암, 육종, 폐암 등에도 치료 효과가 높다.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췌장암, 폐암 등에서도 80% 이상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유니드파트너스, 3년 내 도입 추진

유니드파트너스는 유럽 컨소시엄인 단퓌직과의 계약을 통해 이르면 오는 2015년 초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제주도,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중 한 곳에 중입자 가속기로 치료할 수 있는 암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유니드파트너스는 국내 유수의 학계, 연구소, 의료기관과 연계해 총사업비 약 3500억원을 들여 중입자 암치료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치료센터 주변의 호텔 등 부대사업 비용까지 생각하면 750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유니드파트너스가 들여올 중입자가속기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유니드파트너스는 현재 독일 항구도시 킬에 건설 중인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NRock)의 장비를 이전 설치할 예정이다.

조규면 유니드파트너스 대표는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 장비와 유사한 성능으로 최근 완공돼 가동 중인 독일 마르부르크 중입자 암치료센터에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에 참여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국내 중입자 암센터가 개원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암환자들이 독일로 건너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독일 중입자 가속기는 중성자와 양성자를 한 번에 사용해 치료할 수 있어 치료효과가 높다"며 "중입자 암치료센터를 건립하면 기초·응용과학과 생명·우주공학, 대체에너지 개발사업, 암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의 원천기술 축적과 국산화를 가능케 하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내년부터 제작 착수

정부의 중입자가속기도 개발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총 사업비 1950억원으로 부산시 기장군 8만8139㎡부지에 건축물 연면적 1만8000㎡ 규모로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 중이다. 사업비는 교과부가 700억원, 부산시와 기장군 각 250억원, 원자력의학원이 750억원을 나눠 낸다. 약 2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부지조성이나 건물은 발주가 이미 끝났고 중입자가속기는 현재 공학 설계가 완료된 상태다.

내년 3~4월까지 세부적으로 가능한 설계인지 상세 검증 후 곧바로 제작에 들어간다. 교과부의 중입자가속기는 2016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국 장비인 중입자가속기를 들여올 경우 장비를 그대로 사와 가동시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술자가 없으면 가동 자체가 안 돼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와야 하는데 막대한 운영비는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