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의료관광 성공열쇠 ‘통계’/유지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3 17:57

수정 2013.02.03 17:57

[특별기고] 의료관광 성공열쇠 ‘통계’/유지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의료관광은 의료와 관광 등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제적인 각광을 받고 있는 신산업이자 융합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실환자 기준으로 1인당 평균진료비는 외국인 환자가 국내 환자보다 147.5%, 연환자 기준으로는 106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정부는 2009년 1월 13일 의료관광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해 각종 제도개선과 예산을 투입, 민간 부문의 동참을 유도하고 산업 육성을 추진해 온 결과 2009~2011년 환자 수는 6만명에서 12만명으로, 진료수입은 565억원에서 182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해외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관광 유치가 머지않아 변곡점에 다다를 것이란 우려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메디컬 코리아'를 견제하는 주변 경쟁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의료광고 제한 및 대규모 성형센터 건립을 추진함으로써 한류에 기반한 한국의 성형관광 붐을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일본도 신성장 전략에 해외 환자 유치를 포함시키고 메디컬 비자 발급 및 해외 환자 유치 의료기관 인증 등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나갈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라도 의료관광을 '의료+관광'의 융합산업으로서 재정립하고 파이를 확대해 나가야 하며 그 시작은 의료관광 통계의 재정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관광 통계 생산방식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같이 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료와 관련해 지불하는 비용만을 집계하고 있다. 관광부문의 수치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 이래서는 의료관광이 융합산업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방법이 없다.

매킨지의 보고서에서 제시한 방식과 같이 이동 및 관광에 수반되는 제반 경비인 항공비, 숙박비, 일반 관광경비 등 관광 관련 통계를 아우르는 의료관광 통계 생산이 필요하다.

2011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총 12만2297명으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외래관광객은 9795만명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한국관광공사)했다. 이를 통해 총 1809억원의 진료비 수익이 발생(전년 대비 75.3% 증가)했으며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49만원, 입원환자 평균 진료비는 662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1년 총 실적 12만2297명 중 건보공단 기준 중증질환인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해당하는 중증환자는 입원환자 1만1945명과 중증상병 외래환자 2872명을 합한 1만4817명으로 전체의 12.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88%는 누구인가. 우리는 이 88%에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들은 단기 경증환자다. 중증환자와 달리 이동이 자유로우며 의료 이후 관광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병원의 환자 관리 프로세스상에서 적절한 시점에 관광과 연계될 수 있다면 분명 의료관광의 산업적 파급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와 함께 현재 병원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제도권에 속하는 개념 기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통계적 개념을 국제 진료에 대해서는 좀 더 광범위하게 설정함으로써 의료관광산업의 파이를 넓혀줄 필요가 크다.


이러한 논의는 모두 의료관광 통계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융합산업으로서 의료관광산업의 시장 규모와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산업적 부가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통계 생산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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