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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특허공유를 기대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민 손을 LG디스플레이가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에 제기한 '갤럭시노트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취하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20일 제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2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관련 기록 및 세부기술에 대한 사용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취하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간의 총 4건의 특허 분쟁 가운데 절반이 해결된 셈이다. 하지만 양사간 디스플레이 전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소송은 특허권 침해에 대한 분쟁으로, 어느 한쪽이 특허 침해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공통된 입장은 이번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자는 데 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라이선스'에 대해서는 상호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감안하면 크로스라이선스가 이번 법적 분쟁의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대에는 액정표시장치(LCD) 자체를 만들 수 없었던 중국 업체들이 양산에 나서더니 전체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국 업체 비중은 지난 2010년 4.4%, 지난 2011년 6%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7%로 뛰어 처음으로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성장 중인 중국 업체들은 'LCD에서는 뒤졌지만 차세대인 OLED에서는 앞서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다.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장인 권희원 사장도 지난 14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중국의 성장은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LCD 시장은 역성장에 빠져 있다. 이런 위기에 한국 업체들끼리 법정 다툼을 벌이는 건 중국에 추격할 길을 열어주고 있는 꼴이다.

크로스라이선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기업 간 특허 공유가 일반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여러 업체와 크로스라이선스를 맺고 있지만 유독 삼성과 LG 간 특허 공유는 서로 기피하고 있다.
상호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 분위기가 크로스라이선스까지 이어진다면 현재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디스플레이 핵심 특허를 다수 보유한 삼성과 LG가 일부 기술만이라도 공유하면 신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디스플레이 원조국인 일본에 대한 특허 의존도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양사의 '화해 무드'가 '대한민국=디스플레이 지존'이라는 등식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