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신바람’을 불어넣어라/차석록 생활경제부장

#. 65세의 미국 노인.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닭 튀기는 기술을 팔러 돌아다녔다. 1009번째로 찾아간 레스토랑이 그의 기술을 사줬다. 치킨 한 조각당 4센트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오늘날 전 세계 100여개국에 1만30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KFC의 탄생을 알리는 일이었다.

#. 글로벌 브랜드 7위(2012년 기준)인 맥도날드. 국내에서 맥도날드 매장 1개가 오픈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쳐 평균 60명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 뉴욕점은 지난 한 해 100만명이 찾았다. 하루에 2740명씩 들른 셈이다. 카페베네는 국내에서 성공기반을 닦은 후 해외로 나가 글로벌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25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았다. TV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과 함께 이임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전·현직대통령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경제가 어려울 때 취임했다는 점이다. MB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규제전봇대를 뽑겠다고 공약했고 실제 많은 전봇대를 제거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 규제완화의 수혜를 일부 대기업들만이 받았다는 데 있다. MB시절 청와대 경제팀에 있었던 한 지인은 "중소기업(골목상권)을 제때 챙기지 못한 것이 MB노믹스의 실책이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그 짐은 다시 박근혜 정부가 떠안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창조경제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실천과제로 경제민주화가 시급하다고 꼽았다. 그 초점이 대부분 대형 유통기업에 맞춰져 있다. 경제민주화는 필요하다.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 앞에 중소기업이나 골목상권은 버티기 힘들다.

품질이 더 좋아도 대기업의 '1+1'덤정책 앞에서는 중소기업(골목상권)들은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 한 품목이 매출의 전부일 수 있지만 대기업은 1%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로 기업의 성장동력이 훼손되는 것은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 속에는 1위인 코카콜라를 비롯해 식음료기업(주류 포함)들이 15개나 포진해 있다. 우리나라는 100대는 고사하고 근처에 가는 식품·유통기업이 없다.

외식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유통·식품산업은 이제 단순 먹을거리로 바라보면 곤란하다.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한류스타이기도 하다.

유통업계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해 '규제 완화'를 가장 희망했다. 실제 유통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경제민주화로 인해 움츠리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이 움츠러들면 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며칠 후면 만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한국판 월마트나 KFC, 맥도날드가 탄생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가 신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cha1046@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