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2013년 6월, 그 의미는/차상근 베이징특파원

북한 핵을 둘러싼 한반도 사태가 극단적 대치 국면에서 빠르게 안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이번 위기 국면은 두 달 이상 지속되면서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공포감을 야기했다.

다행히 지난달 15일을 고비로 긴장은 풀려갔고 주변국들은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여 왔다.

이 같은 잠행의 첫 결과물은 지난주 일본의 대북 특사 파견이었다.

한국이 중국, 미국과 더불어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모양새를 갖고 있었으나 뜻밖에도 이번 북핵사태 과정에서 배제돼 있던 일본이 선수를 치고 북측에 접근한 것이다.

이어 6월 초 미·중에 이어 6월 말 한·중 정상회담 일정까지 잡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실무선에서부터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 와중에 북측이 대중특사를 보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나아가 북한 내 2인자로 꼽히는 최룡해 특사가 '중국의 제의를 받아들여 관련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이곳 베이징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나 매체들은 일단 유의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북·중 양국이 유사 이래 가장 심각한 갈등구조를 형성한 5개월을 마무리하는 단초가 될 것이란 평가다.

6자 혹은 다자회담 체제로 돌아가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다소 섣부른 기대도 가능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내부 사정이 예상보다 급박하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중국의 원조중단 및 경제·금융제재가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한·중·미 3국의 잇따른 정상회담 과정에서 제재강화 등 대북 압박카드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북측이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측이 양국 관계 복원을 염두에 둔 대화 제의를 내놓았다는 분석이다.

물론 북측의 과거 행태를 볼 때 이번 대화 제의도 벼랑 끝 국면 탈출을 위한 상투적 제스처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사태 때도 북한은 두 달여 뒤 북·미 대화를 촉구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등 고립 국면이 심화되면 어김없이 대화를 꺼내들었다가 사태 진정이 되면 원상복구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이번 대화 제의도 모양새는 과거보다 궁핍해보이지만 과정이나 내용 면에서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단 북측이 한·미·중의 강공에 과거와 달리 정권 2인자가 베이징까지 날아와서 중국의 눈치를 보며 대화테이블에 앉겠다고 선언한 만큼 주변국들은 뺏은 선공을 어떻게 다뤄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를 고민해야 한다.

북한의 목줄을 쥔 중국은 이번 특사 국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6자회담 재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며 북한을 압박했다.


앞으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유예 등의 비핵화 사전조치 정도까지는 북측이 이행할 수 있도록 주변국이 공동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

대화 국면의 진입 여부는 최 특사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면담 여부 혹은 그 결과나 북·중 간의 추가적 교섭에 좌우될 전망이다.

다음 달 한·중, 중·미 3국의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한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