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박 대통령 취임 100일 ‘보여주기식 회견’ 안한다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6 17:09

수정 2013.05.26 17:09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청와대는 별도의 대(對)국민 기자회견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일정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 과거 정부의 관행이라는 틀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이 감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진행 안건이 청와대 내부 공식 회의 석상에서 거론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각종 언론들로부터 취임 100일 기자회견 실시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치는데 내부적으로 별다른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역대 정부에선 통상적으로 정권 출범 100일을 맞아 대통령이 국정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 및 비전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해왔다. 지상파로 생중계되면서 출범 후 첫 대국민 기자회견 형식으로, 내외신 언론사가 참석한 가운데 초반 성과와 다양한 국정현안 등을 놓고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즈음에 기자회견을 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초반 '쇠고기 파동에 의한 촛불시위'의 위기 속에서 취임 116일이던 2008년 6월 19일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취임 100일이라는 기념일의 '숫자적' 상징성에 얽매이지 않고 '쇼잉'(showing:당초 가치나 실적보다 과도하게 포장해 단순히 보여주는 것)보다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국정현안 챙기기를 지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데다 내달 말쯤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주요국의 움직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벤트성 행사 개최가 별 의미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구상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확보와 한반도 경제안보 위기 해소를 통한 투자 유치, 미국 상·하원 의회연설 등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방미성과가 '윤창중 쇼크'에 묻힌 점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한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일부 수석비서관실의 경우 대언론 지원 차원에서 해당분야 국정과제의 현재 진행 상황 및 향후 추진 일정 등을 요약해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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