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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명품기업] 코셈(COXEM)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8 16:25

수정 2013.05.28 16:25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전자현미경 제조 벤처업체인 '코셈' 연구실에서 한 직원이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전자현미경 제조 벤처업체인 '코셈' 연구실에서 한 직원이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 대전=김원준 기자】 대덕연구개발특구 전자현미경 개발·제조 벤처인 코셈(대표 이준희)이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톱6' 진입에 도전장을 던졌다. 전자현미경 세계 시장은 현재 일본, 독일, 미국, 체코 등 4개국 5개 업체가 과점체제를 이루고 있다.

원천기술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코셈은 국내 최초의 전자현미경 개발제조회사로, 우리나라를 세계 다섯 번째 전자현미경 기술보유국 반열에 올려놓은 회사다.

■표준과학연 원천기술 상용화

한국의 주사전자현미경 원천기술은 지난 2007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조양구 박사팀이 가지고 있었다.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같은 해 대덕이노폴리스파트너스와 산업은행의 공동출자로 코셈이 설립됐다.

표준과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코셈은 다음해인 2008년 6월 콘솔 형태의 제품인 'CX-100' 1호기 생산에 성공했다. 한국이 전자현미경 상용화 국가가 된 것이다.

코셈이 전자현미경 제품개발을 마치고 처음 시장에 뛰어든 때는 제품생산에 성공한 해인 2008년. 당시 국제 전자현미경 시장은 일본의 히타치와 제올, 독일의 카를자이스, 미국 FEI, 체코의 테스칸 5개사가 과점하는 구조였다. 이 가운데 대당 가격이 3억~10억원에 이르는 하이엔드급에서는 독일의 전통 강호 카를자이스가 버티고 있었고 시장의 대부분은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기술·가격경쟁력에 AS로 승부

제품 상용화 초기에 코셈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외국 제품과 비슷한 성능에 가격은 동급 최고가 제품 대비 절반 수준이었지만 인지도가 전혀 없는 한국 장비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던 것.

코셈이 내세운 전략은 기존의 기술.가격경쟁력에 더해 외산장비가 흉내 낼 수 없는 기민하고 경제적인 사후유지보수 서비스였다. 이를 통해 몇몇 해외기업이 지배하고 있던 국내 시장의 지형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코셈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들어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특구기업 육성사업에 힘입어 전자현미경 신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양한 판로가 열리기 시작했다. 코셈 제품을 써본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웬만한 일본 제품보다 낫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 대표는 "한 해 판매량이 30대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2011년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올해 매출목표는 국내외를 합쳐 70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코셈의 1차 목표는 2015년까지 세계 6대 전자현미경 메이커에 오르는 것이다. 기존의 빅5는 좀 더 고가 장비를 생산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것이고 코셈이 그 빈자리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FE-SEM 등 하이엔드급의 고가장비 시장진출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판매망 구축, 도약 '채비'

올해가 코셈의 해외 진출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11년 이 대표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나섰던 미국 출장길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일본 계측기 회사와 제품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주를 포함, 아시아와 유럽까지 전 세계에 코셈의 전자현미경을 공급할 수 있는 판매망을 구축한 것이다.

코셈은 현재 일본 다국적 대기업에 이어 글로벌 기업 2곳과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중 한 곳인 서모 사이언티픽과는 주사전자현미경과 X레이 기반의 성분 분석 장치인 EDS를 결합한 신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오는 8월이면 코셈의 브랜드를 내건 새로운 개념의 제품 'EM-40'(가칭)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략제품인 EM-30은 전자현미경이 극소수의 연구자들만 만질 수 있는 장비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라면서 "과학중점학교를 중심으로 일선 중·고교 학생들도 전자현미경을 보며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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