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ITC 판정 항고 ‘실낱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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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애플 제품들의 수입금지를 결정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정에 항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일부 표준특허 침해만을 인정한 ITC 판단에 대해 불복하는 통상적인 절차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 구형 제품들의 수입금지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 오바마 정부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4일(이하 현지시간) 아이폰4 등 애플 구형 제품들이 자사 표준특허 1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내린 ITC 결정에 불복해 지난달 미 연방항소법원에 항고했다.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이끌어내고도 항고 절차를 밟은 건 통상적인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은 ITC가 3세대(3G) 무선통신 관련 '348' 표준특허만 침해를 인정하고 나머지 특허 3건(표준특허 1건, 상용특허 2건)에 대해 비침해 판단을 내린 데 대해 항소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오바마 정부가 지난 3일 ITC의 수입금지 판정에 대해 26년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뜻밖의 발목을 잡자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신청한 항고 결과에 실낱 같은 기대를 걸어야 할 판이다.

만약 항고심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외에 상용특허까지 침해했다고 판단하면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

오바마 정부는 거부권을 발동한 논리로 누구나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표준특허를 삼성전자가 무기로 삼은 게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법원이 삼성전자의 상용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미 정부로서도 반박할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ITC 판정이 항소법원에서 뒤집힌 전례가 드물고 항고 결과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점 등에서 삼성전자의 '마지막 보루'가 되긴 힘들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 전인 지난달 ITC 판정에 대해 항고한 게 맞지만 통상적인 절차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