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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사라진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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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골목 상점 수준이어서 '메이저'라고 하기엔 부끄럽기도 하고…." 최근 2013회계연도 기준 1·4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16일 "적자를 면하고 영업이익이 세자리 숫자인 100억원을 겨우 넘긴 게 다행"이라며 자조 섞인 말투로 이같이 말했다.

적자전환 하지 않은 게 '굿 뉴스'일 정도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증권사 실적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 자기자본, 매출 등의 기준에 근거해 소위 '빅5'로 분류되던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메이저'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투자, 한국투자, KDB대우, 삼성증권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2억원, 247억원, 38억원, 154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감소폭도 KDB대우증권(-86.80%), 우리투자증권(-75.50%), 삼성증권(-63.30%)에 달할 정도로 크다.

이들 증권사의 1·4분기 매출은 모두 1조원을 넘겼지만 매출액 2000억∼3000억원대인 메리츠종금증권(영업익 163억원), KB투자증권(53억원)과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증권사 실적 하향 평준화는 우선 채권평가손실 탓이다. 올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채권값은 하락)하면서 채권투자 규모가 컸던 대형 증권사에서 채권 운용 관련 손실이 대규모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 1·4분기 동안 금리는 40~50bp(1bp=0.01%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급격하게 방향성이 바뀌었다.

증권업계는 단기적으로 수익 측면에서 '메이저'와 '마이너' 구분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증권사 수익개선 즉효약은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확대인데 현재로서는 힘들어서다. 현재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대로 떨어져 있고 또 거래대금이 늘어난다고 해도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으로 실적개선에 뚜렷한 보탬이 되기 어렵다는 게 근거다.

한 전직 증권사 임원은 "최근 몇 년간의 금리하락기에 (대형) 증권사들이 채권에 '몰빵'한 채 수익성 증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라며 "투자은행(IB)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면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축소, 실적개선도 결국에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