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게임산업 ‘노다지 찾기’

지령 5000호 이벤트
올해 닌텐도와 소니 같은 게임기기회사를 놀라게 한 기업이 있다. 스마트폰용 게임 '퍼즐&드래곤(파즈도라)'을 개발한 겅호(Gung Ho)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다.

파즈도라의 대히트로 이 업체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 닌텐도를 한때 상회하기도 했다.

겅호는 지난 1998년 손정의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소프트뱅크의 온라인 경매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로 창설돼 지난 2002년 온라인게임회사로 전환했다. 2005년 상장 후에는 게임사업을 확장하고 다른 게임업체를 인수했다.

그러나 실패가 거듭됐고 기사회생을 노리고 개발한 것이 파즈도라다.

그 후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2개월 만에 약 45배까지 상승했다.

겅호가 7월에 발표한 2013년 전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배 상승한 451억엔(약 516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1600만명이 파즈도라를 다운로드했다. 일본 내 사용 중인 스마트폰이 4500만대이므로 3대 중 1대가 이용하는 셈이다. 전철 안에서 자세히 보면 많은 사람이 파즈도라를 하고 있다.

월간 100억엔(약 1139억원)을 벌어들이는 '꿈의 게임'으로 한국에는 이미 도입돼 어느 정도 성공했으며 미국에서는 아직은 인기가 없다.

일본의 최고 인기 게임기는 단연 닌텐도 3S로 지금까지 총 4453만대가 팔렸다. 그러던 것이 온라인과 스마트폰 사용 확대로 게임의 주류가 변했다. 자기 혼자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타인과 즐기거나 추가로 아이템을 구입해 게임을 발전시키는 '소셜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고성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덕택에 게임 개발에 거액의 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소규모 개발업자에게도 기존 대기업 게임업체와 동등하게 수백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제2의 겅호를 목표로 스마트폰용 게임을 만드는 새로운 회사가 연이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도쿄에 위치한 코로프라사는 사원 200명의 작은 회사지만 10개월 동안 게임 30개를 개발, 그중 30%를 히트시켰다.

이러한 소셜게임업계의 호황에 타 업종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검색업체 구글도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에 연결해 인터넷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새로운 발상의 게임기다.

한편 기존 게임기 제조업체의 고민은 깊다. 패미콤(family computer)으로 알려진 가정용 게임기로 과거 30년간 경이적인 성장을 지속해온 닌텐도는 최근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텐도는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 혹시 개발하게 된다면 이미 닌텐도를 구매한 게임기 사용자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게임기용 게임을 개발해 승부해 나갈 생각이다.

닌텐도에는 1600명의 게임 개발자가 있어 신흥 회사로서는 맞설 수 없는 풍부한 인재가 있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게임업계의 변화에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은 애니메이션 해외 수출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앞으로는 게임이 그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

겅호의 사장이며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모리시타 가즈키는 게임의 즐거움을 결정하는 판단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90% 재미만으로도 안 된다. 100% 진짜 재미있다고 믿는 것 외에는 시장에 시판하지 않는다. 명확하지 않은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운이나 이용자의 취향도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매출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겅호는 내부유보를 항상 확보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성공하면 거액의 이익이 생기지만 실패하면 회사의 존속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현대판 '노다지 찾기'라고 하겠다.

gomi42@fnnews.com 고미 요지 도쿄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