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금융위기 극복 ‘내부’에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가들의 금융시장이 심상찮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6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 경제 기초체력이 허약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공포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금융당국은 일단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기초체력이 튼튼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 상으로 한국은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증권투자가 순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하지만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한국의 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수출은 전체 수출의 14%로 유럽이나 북미 수출 비중보다 큰 상황인데 신흥국 금융위기로 인해 수출이 크게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역시 단기적으로는 신흥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 신흥국 위기설로 인해 코스피는 지난 20∼21일 이틀간 50포인트나 급락해 1860선까지 하락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올 들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중국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에 대한 우려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 신용대출 외에 기타 대출상품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 그림자금융 규모는 약 28조3000억위안에 달한다. 이는 당시 중국 은행업 자산 규모의 22%,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5% 규모다. 중국 경제와 함께 움직이는 우리나라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고, 다각적인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유비무환(有備無患)'처럼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신흥국 금융위기의 경우 확실한 국제적 공조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국이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위치가 아닌 만큼 신흥국 금융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체제가 강력한 대안이 될 것이다. 유럽 경제 위기 때 각 나라마다 국제공조를 외쳤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또 하나의 잠재적 위협인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 변화의 움직임과 단기자금 이동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도 고성장주의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접근도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과 함께 지금까지 경험으로 느껴온 가장 큰 교훈은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내실 다지기였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위기극복 처방은 우리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 금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