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전두환 추징금 환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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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성공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다 정부와 국회 여야의 초당적인 협력, 여기에 사법당국의 수사시스템 등 전반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이뤄낸 결과다.

미수(未收) 위기에 몰렸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추징금 추징에 대한 얘기다.

지난 16년 동안이나 지지부진하던 두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가 지난 5월 공소시효(10월)를 다섯 달쯤 남겨놓고 여론의 도마에 오른 지 단 석 달여 만에 마무리됐다. 이슈화된 지 약 두 달 만에 관련제도인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일명 전두환 추징법)'이 만들어졌다. 동시에 수사당국이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환수전담팀을 꾸리고 특례법에 따라 본인은 물론 그 일가까지 포괄하는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전방위 압박에 들어가면서 '상황 종료' 됐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놓고 이번처럼 각계각층이 똘똘 뭉쳐 저력을 발휘한 것은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두 전직 대통령이 그동안 미납해 '결손' 처리될 뻔했던 1902억원(노태우 230억원, 전두환 1672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거둬들인 것은 분명히 큰 성과다. 그렇지만 이번 추징금 환수 과정에서 '법 정의'를 세웠다는 게 더욱 값지다. '돈이 없으니 배째라'라는 식으로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그동안의 구태에 종지부를 찍었다. '추징금 면피'를 위한 '재산 빼돌리기' 관행에도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친인척까지 부담을 져야 한다는 좋은 선례도 만들었다.

이제 시작이다. 각종 범죄와 관련해 아직 징수하지 못한 추징금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25조3558억95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1년간 써야 할 예산과 맞먹고 박근혜정부 공약사업으로 5년간 소요되는 공약가계부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런 점에서 두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거둔 추징금은 '새 발의 피'다.

이 가운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5명의 임원이 미납한 추징금이 22조9460억원으로 90%에 달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관세 탈세 혐의를 받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1280억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미납 추징금 추징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 시스템은 엄청난 국가적 재산이다. 그래서 이 경험과 노하우, 시스템 등을 앞으로 다른 미납 추징금 환수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는 추징금 외에도 세금 체납이나 벌금, 과태료 등의 미납으로 재정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이번 추징금 추징시스템을 체납세금이나 벌금, 과태료 징수체계와 연계해 징수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관련 제도와 시스템 보완 또는 재정비와 해당 기관 간에 관련정보 공유가 선결돼야 한다.
기관 간 정보공유와 업무교류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정부 3.0'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정부 3.0 과제에 이를 포함시켜 정부 부처 간 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나아가 정부와 민간 간에 소통을 극대화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 하는 잘못된 풍토나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