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블랙베리 인수 타진”

"레노보, 블랙베리 인수 타진"

중국 컴퓨터·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레노버 그룹이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 블랙베리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레노버가 블랙베리의 회계장부를 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비밀엄수'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비밀엄수를 서약하고 장부를 본 뒤 크게 문제가 없다면 인수전에 뛰어는 것이 일반적이다.

레노버 홍보실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고, 블랙베리 측은 상황이 더 전개되거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결론 짓기 전에는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였던 블랙베리는 최근 애플, 삼성에 밀리면서 매출이 급감해 지난 8월 매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후 여러 곳에서 인수의사를 타진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보험사로 블랙베리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인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가 4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예비 합의에 도달하기도 했다.

또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블랙베리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도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는 벽에 막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WSJ은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중국 기업의 서방기업 인수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주목받는 사례가 되겠지만 안보와 직결된 핵심 통신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꺼려하는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또 다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법에 따르면 3억4400만캐나다달러가 넘는 캐나다 기업을 외국인이 인수하려면 매각이 '순수한 경제적 이득'이 되는지,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집트 통신업체의 마니토바 통신서비스 자회사 인수를 불허했다.


특히 이 자회사는 블랙베리보다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 업체여서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는 험로가 예상된다. 블랙베리는 캐나다 정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다 국방부를 포함해 미 정부에서도 폭 넓게 사용되고 있어 중국의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4년 레노버가 IBM의 PC 사업부문을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전례가 있어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성공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