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글로벌 전문가,보험산업 미래를 말하다] (2) 게리 알루이스 LIMRA 수석 부사장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31 17:09

수정 2014.10.31 19:27

게리 알루이스 LIMRA 국제경영관리부문 수석 부사장 사진=김범석 기자
게리 알루이스 LIMRA 국제경영관리부문 수석 부사장 사진=김범석 기자

"대면 채널에서 벗어난 보험 판매 채널의 다양화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새로운 판매 채널은 스카이프 등 화상 채팅에 지문인식 프로그램이 지원되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게리 알루이스 미국생명보험마케팅연구협회(LIMRA) 수석 부사장은 지난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제6회 서울국제보험포럼에서 박선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인터뷰를 통해 "전속·비전속 에이전트를 모두 활용하는 멀티 채널전략을 가진 보험사들이 보험 시장을 세분화하고 있고, 고객맞춤형 판매로 회사의 대고객 접근성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보험시장은 성숙단계로, 보험 상품의 정교화·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보험 정책 등을 특징으로 한다"면서 한국에서도 보험 판매 채널이 다양화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대담=박선영 보험硏 연구위원

―최근 글로벌 보험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저금리, 인수합병(M&A), 규제 강화,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스카우트 경쟁 등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보험판매원 평균 연령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젊은 인재는 구하기 어렵다. 보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도 이미 쇠퇴의 조짐이 보였다. 신규채용이 중단되고 금리는 떨어지고 규제는 강화되고 경쟁은 늘어났다. 신흥시장에서도 이 같은 현상들은 팽배했지만 낮은 보험침투율(penetration rate)과 고용률이 이 같은 글로벌 이슈들을 잠재웠던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선진국 신흥국을 막론하고 글로벌 이슈들이 본격화됐다. 오늘날 판매 채널 다양화는 새로운 화두다. 오늘날엔 전문 에이전시, 다이렉트, 은행, 독립재무자문업자(IFA), 직급(worksite) 채널들이 운영 중이다.

―미 보험 구조의 문제점과 성장 방향은?

▲국지적으로 보면 보험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 큰 문제다. 아무래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부유층 고객(High-Net-Worth Individuals)만을 좇다 보니 중산층은 보험이 불충분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저소득 계층은 일부 시장에서 소액보험(microinsurance)을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중산층만 뻥 뚫렸다. 평생소득가설에 따르면 돈 버는 기간과 은퇴후 소비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너무 빨리 죽는 걸 걱정한다기보다 예상보다 오래 살면서 은퇴소득이 부족하게 되는 장수리스크를 걱정하고 있다.

[글로벌 전문가,보험산업 미래를 말하다] (2) 게리 알루이스 LIMRA 수석 부사장

―보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미 중산층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보험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보험에 익숙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이들이 성장한 후엔 누구나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잠재적 소비자를 교육시키는 것이 보험 산업에 도움이 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한 글로벌 판매채널의 큰 변화가 있다면.

▲새로운 채널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대면채널에서 확장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보험사 페이스북 등 여러 가지 시스템이 생겼다. 가까운 장래에 스카이프 등 화상 채팅 채널을 통한 지문인식 프로그램도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뢰도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대면 채널을 선호해왔으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가 많아지고 언제 어디서나 확인하고 싶을 때 정보를 확인하려는 시도로 비대면 채널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신흥시장에서는 에이전트 채널이 유일하다. 1대 1로 만나서 상담을 듣는 것이 가장 유용한 것이다. 향후 판매 채널의 변화 방향에 있어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객 맞춤형 보험이 확대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커미션(commission)이다.

―커미션(commission)-피(fee) 차이점은.

▲커미션은 보험사가 에이전트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보험계약자(policy holder.소비자)와는 크게 상관없다. policy (보험계약)에 대한 값 개념이다. 반면 피는 고객이 서비스를 받는 만큼 에이전트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제공받은 자문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고객의 만족도가 중요하다.

―미국의 보험시장은 전속과 비전속 채널이 비교적 잘 균형 잡힌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두 채널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지?

▲현재 미국에는 16만4000명의 전속에이전트와 14만9000명의 독립에이전트가 있다. Northwestern Mutual, New York Life 등은 전속에이전트를 통해서 판매를 하고 있고 Pacific Life, Ohio National 등은 독립에이전트에 더 주력하고 있어 회사마다 특징이 다르다. 전속과 비전속 에이전트를 모두 활용하는 멀티채널전략을 가진 회사들은 시장을 세분화하고 세분화된 고객에 맞는 채널전략을 통해 회사의 대고객 접근성을 넓히는데 활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속 에이전트가 지배적이었는데 채용과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들고 이직률이 높아서 점차 보험회사들은 제판분리 원칙하에 상품의 제조는 보험회사가 맡는 대신에 판매는 독립채널을 통해서 하는 방향으로 변화돼 왔다. 에이전트들도 한 회사보다는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영업상의 자율권이 보장되는 IFA가 더 매력적이었다. 이 같은 변화가 독립채널의 성장을 이끌어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 보험시장은 어떤 위치인 것 같은가.

▲보험시장의 성숙도와 판매채널의 발달정도를 도입기에서 통합모델 단계까지 4단계 정도로 분류하면 브라질의 경우에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은행에서 먼저 (보험상품의 판매가) 시작됐고 판매채널의 발달단계로 보았을 때는 방카슈랑스가 태동하는 3단계 초반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의 보험시장은 성숙단계로 브라질보다는 훨씬 발달한 3단계 중반 내지는 4단계 진입 직전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 단계에선 정교화된 보험 상품, 정책당국자들의 소비자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다만 판매채널의 변화가 다소 느리기 때문에 완벽한 통합모델로 가는 4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하기엔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3단계 중반 이후 4단계 진입 직전 정도로 보인다. 한국시장은 활발한 M&A를 보이지 않고 보험시장의 성장속도가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IFA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존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수수료 왜곡현상(commission bias)을 없애기 위한 규제변화와 선진화된 커미션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제언은?

▲현재 판매수수료(Commission), 자문수수료(fees), 성과급(salary based sales forces)이 모두 시행되고 있는데 시간이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LIMR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객들은 많은 돈을 자문수수료로 지불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것이 보험업계의 최대 문제가 될 텐데 아마도 규제당국과 회사들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완전판매, 과장광고 등 보험산업은 빈번한 민원발생으로 신뢰도 면에서 다른 금융산업보다 열세에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제언은?

▲미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도드-프랭크법안 (Dodd-Frank Act)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적합성이냐 신의성실의 의무냐의 논쟁(suitability vs. fiduciary debate), 즉 브로커가 투자권유에 따른 적합성 원칙만 준수하면 되느냐 아니면 자문서비스까지 어우르는 금융전문가에게 요구되는 고객에 대한 포괄적 의무인 신의성실의 의무(fiduciary duty)까지 고수해야 하느냐는 과거 논쟁 사례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에서 판매수수료를 없애고 자문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규제개혁이 진행되고 있고 이 같은 움직임이 수수료 왜곡현상(commission bias)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게리 알루이스는 38년간 보험업계 종사,로마 비즈니스 현대화

게리 알루이스는 2001년 미국생명보험마케팅연구협회(LIMRA·림라)에 합류해 상무이사와 선임 부회장으로서 아시아, 중남미 등 회사 전반의 국제 비즈니스를 맡으면서 로마의 글로벌 비즈니스들을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현대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9월 1일부터는 림라의 수석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알루이스는 38년간 보험업계에 종사해왔다. 글로벌 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의 프로듀서로 경력을 시작해 1990년 메트라이프 아시아 국제 운영부문을 담당하는 수석이사로 임명됐다. 수석이사로 재임 중 아시아 비즈니스 메트라이프 포트폴리오의 에이전시, 중개업자, 다이렉트마케팅, 방카슈랑스 등을 포함하는 다수의 판매시스템을 론칭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미 남서부의 리쿠르팅 디렉터로 근무했으며 이어 메트라이프의 내수 시장 트레이닝 그룹의 법인이사로 지명돼 현장 매니저들과 프로듀서들의 트레이닝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업무를 진행했다.

또한 보험업계와 관련된 다양한 서적을 출판한 경력도 있다.

알루이스는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학교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과 하버드 법대의 임원 과정을 수료했다.

알루이스는 매년 아시아에서 3~4개월의 시간을 보내며 업계의 시니어 임원들과 정부 기관 관계자들에게 현안들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 정리=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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