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뻔뻔함

"국내 자본시장 법망을 무시하면서 언제라도 '먹튀'할 준비만을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무리한 영업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재간접 역외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침에도 교묘히 법망을 피하며 '무인가 영업행위'를 지속하고 있고, 국내 거주 영업인력은 갈수록 줄여나가고 있어서다. 더욱이 실적 악화에도 국내에서 본사로 챙겨가는 배당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시장에서 '최소 인원(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권리'만을 내세울 뿐, 그에 따른 역할과 책임에는 여전히 무척이나 인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은 역외펀드(외국설정 펀드 국내판매)를 편입하는 외국계 재간접펀드에 대해서는 반드시 증권사 등 중개업자를 통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는 2009년 자본시장법 이후에도 규정으로 의무화된 사항이지만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서류에는 중개업자를 집어넣고, 실제로는 본사를 통해 역외펀드를 직접 편입하는 무인가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금감원이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외국계 운용사들에 대안을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기존 그대로"였다. 또 중개업자를 두지 않고 직판(직접판매)이 가능하도록 판매인가를 허가받도록 권유했지만, 이마저도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다.

금감원 제안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국내시장에 일정부분 자기자본을 묶어두는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라도 국내에서 자금을 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실제로 외국계 운용사들의 고배당 '먹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 배당을 결정한 7개 외국계 자산운용사 중 6개사의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비중)이 80~100%대에 달했다. 영업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본사로 나가는 자금은 전혀 줄고 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외국계 운용사들의 임직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 2010년 외국계 자산운용사 수는 22개사, 전체 임직원 수는 980명이었다.
지난해 말 현재 회사 수는 22개사로 동일했지만, 임직원 수는 912명으로 현격하게 줄었다. 회사당 평균 임직원 수도 44.5명에서 41.5명으로 줄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불합리한 관행의 규제 강화에 대해 '억울함'을 따지는 것이 다소 뻔뻔해 보이는 이유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