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정책협의회, “복지확대위해 점진적 소득세 증세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론에도 불구, 조세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증세 수단으로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 소득세 부담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민대통합위원회는 6일 국민대통합을 위한 민·관 연구기관들의 제안이 담긴 '국민대통합 정책연구협의회 이슈보고서 제1호:국민대통합 진단과 과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양재진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장은 "경제의 성숙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저성장이 '정상'이 된 현재, 소득수준의 향상은 점차 경합게임(제로섬 게임)이 돼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과거에 비해 분배문제는 사회갈등을 더 크게 동반하고 국민대통합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사후적으로 복지지출만 늘이는 것으로는 국민대통합의 물질적 기반을 마련할 수 없으며 분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 원인에 대한 사전적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조세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직접적인 소득세 부담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며 "결국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는 소득세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소득세 부담을 '향유'하고 있기에 증세여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세목"이라며 "누진과세 구조를 갖고 있는 소득세의 부담을 높이는 것은 양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를 완화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도 대선 시기에 제시한 복지공약과 비교해 국민행복연금, 건강보험 4대 중증질환보장 등에서 혜택 수준을 후퇴시키는 국정추진전략을 설정한 것도 증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라며 "명시적인 소득세 인상은 쉽지 않다. 소득세 부담의 현실화가 가져오는 정치적·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세 인상을 완만하게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소장은 이 밖에 분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적극적인 인구정책외에 노사정위원회 및 산별노조 활성화, 정부의 적극적인 소득분배 개입,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을 함께 제시했다.

보고서를 발간한 국민대통합 정책연구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결성한 민·관 합동 연구협의체로 대통합위와 국토연구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행정연구원 등 3개 국책연구원, 민간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대학 연구기관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대통합위는 또 병역과 대학특례입학에 관한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의 개선방안을 마련해 관계부처인 통일부와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합위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은 자신이 원하면 징병검사 없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 사이에서는 "아직도 우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갈등 요인이 됐다고 대통합위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통합위는 입국 후 보호기간(5년) 이내인 병역의무 대상자는 현행 제도에 따르되 그 외에는 일반 국민과 같이 징병검사를 받고 국방의무를 수행하도록 제언했다.

대통합위는 또 북한이탈주민의 대학특례입학과 관련, 일반 대학의 경우 입국 후 5년 이내만 허용하는 한편 야간대학·전문대학·산업대학·원격대학 등에 대해서는 지원요건을 아예 없애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북한이탈주민에게는 남한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마쳐도 고졸 후 5년까지는 원하는 대학에 특례입학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대통합위는 "본인의 수학능력과 무관하게 수도권 상위대학으로 몰리다 보니 중도포기율이 높고 이로 인한 자신감 결여가 사회정착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일반 국민과의 형평성 문제가 잠재적 갈등요인이 돼 왔다"고 개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시불로 지원되는 정착지원금을 '생계비 보조형'이 아닌 '시드머니 축적형'으로 전환하는 방안, 북한이탈주민 커뮤니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남한 국민의 인식전환을 위한 프로그램 강화 등도 관계부처에 제안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