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자기계발과 인간관계(1)

에베레스트 8000m급 산을 한 번 등정할 때 겪는 위험은 보통 사람이 평생 경험하는 위험보다 크다 한다. 그런 등정을 38회(20회 등정 성공)나 하고도 살아남은 세계적인 산악인 엄흥길 대장은 말한다. "나를 히말라야로 이끈 것도, 숱한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 돌아와 현재를 살고 있는 것도 사람과의 인연 덕분이다." 위대한 업적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얘기에 깊은 공감이 간다.

우리의 인생을 헤아려 보면 인생이 인간관계의 총합으로 이뤄지고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다. 심리학자 주라드는 "대부분의 즐거움은 좋은 관계에서 온다.

대부분의 문제는 좋지 못한 관계에서 온다. 따라서 삶에 대한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사람 문제다." 공감하는가? 좋은 인간관계는 성공과 행복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잘못된 인간관계는 고통과 좌절, 성공과 행복의 방해물이 될 때도 많다. 현재의 상황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면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고 그 대부분은 자신이 제대로 성숙되지 못해 효과적인 인간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데 있다.

현대인의 삶은 누구에게나 문제투성이고 해결책도 마땅찮다. 하지만 '문제도 해결책도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은 진실이다. 인생이란 세상과 사람과의 상호관계와 작용이다. 사람은 세상을 알아야 하지만 그보다 자기 자신을 알고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을 성숙시키고 효과적인 인간관계 능력을 쌓는 일이다. 자기계발과 인간관계는 성공과 행복으로 가는 양 날개이며 원천이다. 세상에 이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투자는 없다. 사람은 의존적 수동적인 존재로 태어나 정신적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하며 세상과 사람들과 더욱 복잡한 관계를 맺는 상호의존적 존재로 나아간다.

현대사회에서는 독립적 단계가 많은 개인과 사회가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가 되고 있다.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서는 것을 의미하고 상호의존 단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에서 목표성취나 성공 등 독립적이 됨을 의사소통이나 협력 등 상호의존 가치보다 우위에 놓고 있다.

여기에서는 자기계발을 통한 독립적인 단계를, 다음 기회에 효과적인 인간관계를 통한 상호의존 단계로 살펴보고자 한다.

자기계발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자기계발의 대상은 성품과 역량의 조합이다. 성품이란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내면 깊이 존재하는 정직, 성실, 양심, 용기, 지혜, 힘 등 인간 본연의 됨됨이를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다. 역량이란 세상으로 나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능력을 말한다.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제시한 능력을 들어보자. 먼저 주도적이 돼라. 사람은 환경이나 조건에 선택할 자유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라. 행동하기 전에 먼저 마음속에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을 정확히 정하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돈이나 명예, 성공 등 목표달성이 진정한 인생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하는지 살펴야 한다.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라. 당면한 문제보다는 미래의 기회를 보며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일을 우선한다.

어떻게 자기계발을 할 것인가? 불교 수행에 "경전 공부 10년, 참선 수행 10년, 만행 10년, 가르침 10년 등 4단계를 거쳐야 고승의 경지에 이른다"는 말이 있다. 경전 공부를 통해 얻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참선 수행으로 인간과 세상에 대해 깊이 통찰한다. 거기서 깨달음을 얻으면 세상을 돌아다니며 세상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체험한다.

다시 사회로 돌아가 구성원들에게 지혜를 나눠주는 회향 단계다. 자기계발 과정도 불교의 수행처럼 스스로 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배우고 깊이 생각해 깨닫고 실천하며 가르치는 반복과정이며 그것이 인생이기도 하다.

신호주 삼일PWC컨설팅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