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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성 보험, 출시보단 내실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협조하는 것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모럴 해저드를 막을 수단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권고에 따라 보험사들이 내놓기 시작한 '정책성' 보험 상품들을 놓고 업계에서 말이 많다. 만들라고 해서 만들긴 했지만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졌는지를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정권을 관통하는 주요 국정 철학 중 하나는 '소외계층 보호'다. 대통령의 공약에도 '4대악 척결'이 들어가 있고,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의 수장들도 연일 '소비자 보호'를 올 초부터 화두로 꺼내들어 왔다.

현대해상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4대악 보험'이 이런 연유로 탄생한 상품이다. 손보사들은 '금융사기'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도 준비 중이며 금융당국은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불임 치료'를 담보하는 보험상품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대부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언급해 왔던 문제들과 짝이 지어지는 상품들이다. 민영보험사들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감히 반기를 드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과연 이 상품을 내놓기까지 얼마나 주도면밀한 검토를 했을까? 보험사들이 줄줄이 선보이게 될 '정책성' 짙은 보험 상품들은 다른 보험상품에 비해 제대로 된 수요조사나 손해율 조사가 부족했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도 사실상 제대로 검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청에 의해 상품을 만들게 되면 아무래도 서둘러 상품을 내놓는 것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라며 "상대적으로 상품 설계를 꼼꼼히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모처럼 대통령의 의지에 발맞춰 정책성 보험들이 여러 개 출격을 준비 중이다. 늦게 출시하는 게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보다 낫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때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