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현장클릭] 증권업 자격증의 맹점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3 16:56

수정 2014.10.28 10:44

[현장클릭] 증권업 자격증의 맹점

최근 펀드매니저들의 부당거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그들만의 내부거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코스닥상장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서 상장사와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와의 불편한 유착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에 일부 매니저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운용사 한 매니저는 "매주 매니저들은 수익률이 비교·평가되기 때문에 단기매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회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부 직원들은 일임매매로 과도한 거래비용을 발생시키면서까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나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내부 통제가 강조되고 있지만 실상은 형식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증권맨들이 취득하는 자격증 시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증권사 직원들이 취득하는 자격증으로는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재무위험관리사, 퇴직연금제도 모집인 검정시험 등이 있다.

문제는 꼼꼼히 살펴보면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증권사 직원들은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매년 1~2년씩 보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동영상 강의로 대체되고,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매해 보수교육을 어쩔 수 없이 듣지만 대부분 동영상을 틀어 놓고 다른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자격증 시험 이론 역시 실무에 도움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한 리스크관리 및 심사를 하는 재무위험관리사 자격증의 경우 과거 증권사 리스크 관리 부서의 필수였지만, 최근 제외됐다고 한다. 이는 금융투자교육 관련 자격증에 대한 불신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시험 응시료와 부가적인 시험과목 참고서도 모두 협회 수익으로 귀속된다. 과연 실무에 적합하지 않은 시험이 필요가 있을까 보여진다"며 "대학생들이 취업 전에 증권 관련 자격증을 딴다고 해도 5년동안 증권업에 취업을 못하면 자동 말소가 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험과목 면면을 따져보면 증권맨들의 윤리가 강조되는 부분도 거의 없다. 펀드매너지를 하기 위해 필수인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의 경우 전체 100개의 문항 중 직무윤리와 관계된 문항은 5개에 불과하다.
지점에서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펀드투자상담사, 중권투자상담사의 경우도 전체 10%인 10문항에 그쳤다.

부당 내부거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화된 내부 통제와 철저한 직업 윤리 재교육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첫 단추인 증권업 자격증 시험부터 본연의 목적에 맞게 재정비돼야 할 것이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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