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경기, 이제 정부가 박자 맞춰야

요즘 건설회사 직원을 만나면 꼭 물어오는 말이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는 것 같습니까?" 기자 입장에서는 "잘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희망의 말을 전하고 싶은 순간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건설사 직원이 오히려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묻는 게 지금 부동산 시장의 현실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책임이 크다. 지난해 4·1 부동산대책과 8·28 전·월세대책 등을 쏟아내며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고 신호를 보내던 정부가 올해 2.26 전·월세 과세방안을 내놓으며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결과다.

시장의 찬바람에 놀란 정부는 지난 10일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직접 나서 "2·26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매매시장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고 다독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찾아가는 공인중개업소마다 "2월 이후론 별로…"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얼어붙은 건 심리인데 데이터를 들이대면 문제의 해답을 결코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는 점이다.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과 대구, 부산 등에는 벌써 프리미엄이 붙었다. 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던 김포한강신도시 미분양 물량도 속속 사라지고 있다. 또 국토부는 최근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수도권 등 과밀억제권역에 60㎡ 이하 소형평형 의무비율(20%)을 폐지하는 대책을 내놨다. 외국인이 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주택에 투자하면 거주.영주권을 주는 투자이민제 완화 대책도 내놓았다. '노'만 반복하던 정부가 오랜만에 '예스'라고 하자 업계는 '기대 이상'이라며 반색했다. 오랜만에 정부가 시장과 박자를 맞춘 셈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시장은 지난 5년 이상을 자의든 타의든 다이어트 과정을 거쳤고 결과적으로 실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변했다. 건설사는 '미분양 악몽'을 통해 수요자를 외면, 비싸고 큰 집만 내놓으면 본인들이 망한다는 교훈을 배웠다. 이제 정부가 배워야 할 차례다.
전·월세 소득 과세가 정의롭지 않다고 주장하는 국민은 없다. 다만 얼어붙은 수요자 심리를 녹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엇박자를 되풀이한다면 정부는 한걸음 뒤에서 싸늘한 시장의 등만 보며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kimhw@fnnews.com 김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