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택배업체에 ‘무리한 요구’ 빈축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국내 배달서비스를 책임질 택배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광명 1호점 개장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선정 지연이 이케아가 입찰 참여 업체에 '조립 서비스'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조건을 내건 탓으로 알려져 향후 국내 택배사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23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시장 진출을 앞둔 이케아가 택배업체들에 배달 후 가구 조립까지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택배사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배달업체 선정 입찰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식 가구에 익숙지 않은 국내 소비자에게 배달과 함께 조립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이케아의 핵심 전략이다.

실제 이케아는 우리나라와 시장 구조가 유사한 일본에서 한차례 실패를 경험한 후 배달·조립 서비스를 도입해 성공한 경험이 있어 한국에서도 이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당초 이케아는 오는 11월 광명 1호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6월 중 업체 선정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 전까지 배달·조립 서비스 시범 운영과 직원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늦어도 개장 3개월 전까지 선정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개장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활성화로 물류량이 급증하는 데다 배송비 인하 등 연일 '출혈 경쟁'을 벌이는 국내 택배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많다.

밤 늦게까지 골목을 누비며 배달하는 택배기사에게 가구 조립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

게다가 이케아 제품이 기본적으로 DIY라 하더라도 수많은 제품의 구조를 이해해 조립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라 여기에도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최근에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0시가 넘도록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기사의 고달픈 하루가 한 지상파 TV 프로그램에 소개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울러 택배업계는 지난 3월 정부로부터 1만3000여대에 이르는 무허가 택배차량에 대한 증차허가를 받았지만 기존 택배차량에 대한 합법화 절차로 일손에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택배사 관계자는 "이케아가 현지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일방적 방침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케아 건은 업계에서도 큰 입찰이라 '을'의 입장에서 강하게 반박하기도 어렵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