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셧다운제 합헌 청소년 보호 위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후 학부모 진영과 게임 업계 간 갈등의 골은 깊어져 왔다. 각 진영이 강제적 셧다운제를 찬성 혹은 반대하는 논리는 달랐지만 공통된 목적이 하나 있었다. 바로 청소년 보호였다.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이 밤새 컴퓨터 게임을 하면 건강이 악화되고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새벽시간 게임을 못하게 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게임 업계는 과도한 입시경쟁 속에서 게임 할 자유조차 누릴 수 없는 청소년들의 행복추구권과 자기결정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른들의 지루한 싸움은 3년간 지속됐다. 긴 시간이었음에도 그동안 두 진영은 적극적으로 청소년의 의견을 귀담아듣고자 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실제 그동안 기자는 국내 게임 산업 규제 관련 토론회나 공청회에 수없이 참석해오면서 정치인과 학부모 그리고 기업인들은 매번 보았지만 정작 문제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초청돼 의견을 말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공부할 시간이기에 초청할 수 없단 이유에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위헌, 합헌 여부를 떠나 아쉬운 점은 무엇보다도 판결이 난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점이다.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게 된 수백명의 청소년들에 대한 애도가 끝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또다시 어른들만의 독단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강제적 셧다운제 위헌 여부를 2년 반 동안 미루고 있다가 하필 이 같은 때에 판결하고자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정치권에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헌법재판소가 더 정치적으로 보인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강제적 셧다운제를 두고 무조건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싸움을 넘어, 다양한 단체가 모여 합의점을 찾아가려는 시도가 있던 차에 나온 판결이라 더 아쉽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업계, 관련 전문가, 시민, 학생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 어른들은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청소년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