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웹툰’ 앞세워 소비자 지갑 연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층에 자리 잡은 웹툰 '마조앤새디' 매장.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웹툰 캐릭터에 기반을 둔 정식 매장을 작년 10월 처음으로 열었다.
작년 10월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층에 인기 웹툰인 '마조앤새디' 캐릭터상품 매장이 정식으로 입점했다. 백화점 업계 최초였다. 이보다 1년 앞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를 통해 1주일 만에 매출 1억600만원을 올린 롯데백화점이 웹툰과의 컬래버레이션에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에는 11명의 웹툰 작가와 협업해 티셔츠를 판매, 매출 2억원을 기록했다. 소진율은 90%에 달했다. 지난 16일부터는 숫자를 늘려 13명의 웹툰 작가와 협업, 전국 매장에서 티셔츠를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가 불황으로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자 인기 웹툰과 손잡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잘 알려진 캐릭터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25일 찾은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층의 라인 매장은 평일 이른 오후 시간인데도 매장을 찾은 10~20대 손님들로 붐볐다. 롯데백화점은 웹툰 캐릭터와의 협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지난 22일 네이버 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관련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상설매장을 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 직원은 "입점 4일째지만 하루 1000여명이 찾는다"며 "젊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6일부터 신촌점을 시작으로 카카오톡 메신저 캐릭터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의 호감을 끌어내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초 미국 소비자 연구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특정 캐릭터에 대한 호감은 해당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과 연관제품에 대한 호감도도 함께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시리얼로 유명한 캘로그의 '호랑이 토니' 캐릭터에 익숙한 사람은 실제보다 해당 제품을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캘로그사의 다른 제품에도 더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도 인기 웹툰 '미생'을 활용, 작년 하반기에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봤다. 미생은 프로 바둑기사 지망생인 주인공이 한 상사의 인턴사원으로 들어간 후 1년간의 직장생활을 다룬 작품이다. 롯데칠성이 캔커피인 레쓰비의 리뉴얼에 맞춰 지난해 8월 26일부터 6주간 미생 캐릭터 제품을 적용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한 결과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 9월 한 달 동안에만 15만6000상자(468만 캔)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 판매량인 4만7000상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인기 웹툰 혹은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에 뛰어드는 유통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월 LG생활건강의 헤어 브랜드인 오가니스트는 웹툰 작가 이보람과 손잡고 20~30대 여성고객을 겨냥, 페이스북을 통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도 훈 작가와 협업해 웹툰을 포털 사이트에 연재하고 있다.
GS그룹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GS포인트도 웹툰 작가 김진과 협업을 통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웹툰 혹은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언제나 성공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웹툰과 협업 마케팅을 하는 것에 대해 긍적적"이라면서도 "다만 앞선 사례처럼 '제품(캔커피 레쓰비)=20~40대 직장인=미생'처럼 제품의 수요층과 콘셉트가 잘 부합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