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업가 줄고 ‘생계형 50대 사장’ 늘고

새로 설립된 법인 수가 분기 및 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창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40~50대, 자본금 1000만원 미만의 창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 불황으로 인한 생계형 창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새로 설립한 법인 수가 2만개를 돌파하며 분기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3월 신설 법인은 지난해 3월보다 13.2% 늘어난 7195개를 기록, 월간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먼저 1·4분기 신설 법인 수는 2만76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해도 7.9% 늘었다. 분기 기준 신설 법인 수가 2만개를 넘어선 것은 이 부문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1·4분기와 업종별로 비교해 보면 제조업이 14.9%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고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13.7%, 6.2% 늘었다.

중기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정보.기술 서비스업 창업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등 그간 추진한 창업 활성화 정책의 성과가 일정 부분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0~50대 창업 급증

하지만 신규 설립 법인 중에는 생계형 창업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1·4분기 신설법인을 자본금 규모로 살펴보면 1000만원 이하 신설법인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신설법인 가운데 1000만원 이하 법인 비중은 매 1·4분기 기준 2011년 25.8%, 2012년 29.9%, 지난해 33.7%, 올해 35.4%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봐도 30대 미만의 경우는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9.6%, 13.5% 증가하며 창업을 주도했다.

청년 창업보다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창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부원장은 "법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다"라며 "최근 대기업들의 분사(스핀오프)가 많다는 점도 일정부분 작용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에도 스핀오프가 많았다"면서 "다만 40~50대의 경우 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창업을 하게 된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증권과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재취업이 어려워 창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청년들과 달리 베이비부머들은 사회적 경험과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계형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준비된 창업 필수

전문가들은 직장생활과 창업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신중한 창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40~50대 창업자들이 많은데 이 연령대의 경우 자녀들의 학비 등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하지만 사업계획 수립부터 입지 파악, 기술전수, 컨설팅 등 준비된 창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40대의 경우 숙박 및 음식점업종 창업이 전년 동월 대비 68.8%나 급증했다"며 "처음 창업을 하고자 하는 40~50대들의 경우엔 성급한 창업이나 이미 검증된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특화된 업종을 잘 선택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검증된 사업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