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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참사] 청해진, 땅투자 재미 못봐.. 수익 고작 4000만원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08 18:13

수정 2014.10.28 00:29

[여객선 침몰참사] 청해진, 땅투자 재미 못봐.. 수익 고작 4000만원

청해진해운이 지난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땅을 사들였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큰 재미는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장부가액 기준 8300만원에 불과했던 토지 재산이 현재 7억4000만원대로 불어났지만 수익은 4000만원에 그쳤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토지를 매입해왔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청해진해운은 2001년 이후 인천 용현동 일대 41.82㎡를 장부가액 약 8300만원에 보유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토지는 이곳이 유일했다.

이후 자산 188억원, 자본금 34억원의 회사가 자산 331억원, 자본금 55억원으로 외형 확장을 하는 동안 보유 토지의 수와 규모도 늘었다.


청해진해운은 2003년 전남 여수 국동에서 3700만원에 토지를 매입한 데 이어 2년 뒤인 2005년 인천 옹진군 굴업도 일원을 4억20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본격적으로 땅을 사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였다. 청해진해운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매년 토지를 매입했다. 2007년 거제 영승한마음과 인천 구월동에서 각각 800만원, 2억3100만원 규모의 땅을 매수한 데 이어 2008년 전남 강진군 일대에서 5600만원에 토지를 추가 매입했다.

2009년에는 현재 본사로 사용 중인 제주지점을 운영하기 위해 건입동에 약 3900만원 상당의 토지투자를 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인천 옹진군에서 각각 2억7600만원, 1800만원씩 연달아 투자했다.

샀던 땅을 무상증여하거나 내다팔았던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4억2000만원을 주고 산 인천 굴업도(1만3260㎡)는 대기업의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 한국녹색회에 무상으로 넘겼다. 한국녹색회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과 구원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982년 설립된 단체로 알려졌다. 현지 K공인 관계자는 "CJ가 굴업도의 99%가량 땅을 매입해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한국녹색회를 필두로 한 환경단체, 종교, 문화예술계 등의 반발로 결국 좌초됐다"고 말했다.

5억10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난 2011년에는 거제 영승한마음과 전남 고흥군의 보유 토지를 되팔아 1000만원의 급전을 마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토지 7곳의 공시지가 총합은 4억6800만원이다. 인천 용현동과 여수 국동은 매입 당시보다 공시지가가 2배 이상 올랐고, 인천 구월동과 전남 강진군 등의 땅값도 상승했다. 반면 제주 건입동, 인천 옹진군(2010년 매입)은 가격이 떨어졌다.
공시지가로 보면 청해진해운은 매입 당시 전체 토지를 3억9400만원에 사서 7400만원가량의 이득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의 60%밖에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에 비춰보면 청해진해운의 보유토지 실거래가 추정치는 7억8000만원이다.
13년간 모두 7억4000만원을 땅에 투자했지만 평가이익은 4000만원에 불과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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