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 덕형포럼에서 국악 강의 이지영 서울대 음대 교수

황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14 16:47

수정 2014.10.27 14:17

[fn 이사람] 덕형포럼에서 국악 강의 이지영 서울대 음대 교수

"조선시대 선비들은 학문과 함께 악기를 하나씩 다룰 줄 알았다고 합니다. 정신수양도 하고 낭만도 즐겼던거죠. 팍팍한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악기 하나쯤은 배워보는 게 어떨까요?"

국내 최초로 가야금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지영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사진)는 우리 선조들이야말로 어려움 속에서도 음악을 즐겼던 풍류를 아는 민족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현악기인 가야금은 20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전통 악기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회장 변창구 서울대 부총장) 조찬모임에 연사로 참석해 '2천년을 함께한 비단실의 소리-가야금'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국악 학사,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 석사를 마쳤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가야금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가야금 연주자이자 학자다. 2003년에는 문화관광부로부터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으며 '이지영의 가야금 세계' 등 앨범도 여러 장 냈다.
명함에도 '가야금 연주가'를 더 큰 글자로 새길 만큼 가야금에 대한 사랑이 깊은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다.

이 교수는 "다섯 살 무렵 경북 경주로 이사하면서 가야금을 배우게 됐는데 어느덧 40년이 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땐 연주가 뜻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가야금의 세계는 깊고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가야금은 크게 '정악가야금'과 '산조가야금'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18현, 25현 등 개량된 형태의 가야금이 나오면서 서양음악 연주도 가능케 됐다. '삼국사기'에서는 6세기쯤 가야국의 가실왕(嘉實王)이 가야금을 처음 만들었다고 돼 있다. 그러나 4~5세기쯤의 유물, 심지어 기원전 유물에서도 가야금의 형태를 지닌 악기가 출토돼 가실왕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고대의 현악기로 해석된다. 신라의 진흥왕이 가야금에 심취, 나라의 악기로 지정하고 보급에 힘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보급됐다. 이후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까지 가야금은 잘 전승돼 왔다.

조선시대 왕실, 사대부 등 지도층과 양반들 사이에서도 가야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선비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수양해야 한다며 악기 하나는 배우고 연주해야 제대로 선비로 불릴 정도였다.
왼손에는 '금(가야금)', 오른손에는 '책'을 둔다는 의미의 좌금우서(左琴右書)라는 사자성어도 나왔다. '동국이상국집'을 지은 이규보도 '늙어서 소일할 것은 백낙천의 시를 읽거나 가야금을 타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가야금 등 국악 관현반주로 부르는 서정적 노래인 '가곡(歌曲)'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우리의 음악이자 역사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음악과 함께 발전해 온 선조들을 본받아 더욱 발전시키고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