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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에도 카지노 시대가 오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16 17:20

수정 2014.10.27 11:40

[월드리포트] 일본에도 카지노 시대가 오나

지금까지 도박을 법률로 금지해온 일본에 본격적인 카지노가 허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초당파인 국제관광산업진흥의원연맹이 카지노 영업 해금을 포함한 '특정복합관광시설(IR)'을 정비하기 위한 'IR 추진법안(카지노법안)'을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IR 국제관광산업진흥의원연맹에 참가하고 있는 의원은 200명을 넘으며 이번 달 말 국회에서 심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허가받은 민간사업자가 정부의 인가를 받은 지역에서 카지노 시설과 호텔, 쇼핑몰, 레스토랑 등을 갖춘 특정복합관광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카지노를 단독으로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정비해 '관광' '고용' '재정'의 플러스 효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카지노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0년 카지노 개업을 허용해 2013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2009년에 비해 60% 증가한 1550만명을 기록했다.

투자은행인 '유니언 게이밍 그룹'의 2013년 9월 보고서에 의하면 일본에서 카지노가 해금되면 관계 업종을 포함해 약 150억달러(약 15조3300억원)를 초과하는 시장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를 고민하는 일본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현재의 2배인 20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으로 카지노는 돈 씀씀이가 큰 외국인 유치에 유효한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가 건수는 도쿄올림픽까지 2~4개가 예상되며 추후에도 지방을 포함해 10곳을 추가하는 정도로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쿄, 오사카, 나가사키, 오키나와 등 20곳이 이름을 올리고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도쿄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해안지역 오다이바를 후보지로 정하고 7000억엔(약 7조730억원)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사카는 개발이 더딘 매립지역의 섬을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지사가 열심히 마카오와 싱가포르의 카지노 회사와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카지노 업체들도 잇따라 일본을 방문해 후보지를 시찰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 운영회사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창업자 셸든 아델슨 회장이 자가용 제트기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에 100억달러(약 1조엔·10조24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의 멜코 크라운 엔터테인먼트 등 해외 카지노 운영회사 외에도 파친코 업계를 대표하는 일본기업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 IR 추진법안이 성립된다 해도 실제로 카지노 사업 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일본에는 경마, 경륜과 같은 공영 도박이나 파친코에 빠진 사람이 상당히 많다.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서는 1%대에 머무르는 도박 중독이 일본에서는 성인남성의 9.6%, 여성도 1.6%에 달한다. 인구로 따지면 도박 중독자만 560만명이다.

그러나 유효한 치료 대책이 강구되지 않고 있다. 자국민이 카지노에 갈 경우, 1일 8000엔(약 7만9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카지노 이용자의 80%는 자국민이다.
'카지노 이용자는 일본인뿐'이라는 위험성도 있다.

카지노 문제를 담당하는 아소 다로 재무상은 "카지노는 경제적 유효성은 있지만 의존성이나 높은 채무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카지노 영업 허가까지는 대책 마련이 예상된다.

gomi42@fnnews.com 고미 요지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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