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걸 방우마이 대표 “도전 즐기다보니 중국서도 성공.. 한국판 잡스 될것”

중국 최대 쇼핑검색 사이트 방우마이의 윤여걸 대표는 "일본에 있을 때는 긴머리였지만 중국에 와서 중국 남자들 대부분이 짧은 머리인 걸 보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며 "뼛속까지 철저히 현지화하는 것이 생존 수단"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가 중국 방우마이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되겠다." 바다 건너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온 e메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향후 목표, 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윤여걸 방우마이(B5M) 대표의 답이었다. 수많은 벤처사업가가 별처럼 여기고 바라보는 잡스는 그에게 '꿈'이 아닌 '목표'였다.

방우마이는 현재 중국 1위의 쇼핑검색 사이트(가격비교 사이트)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다. 미국 IT 컨설팅회사인 알렉사가 트래픽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사이트'에서 방우마이는 9일 현재 418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이타오는 630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3개월 사이 방우마이의 순위는 172단계 상승한 반면 이타오는 35단계 하락했다. 한국 가격비교 사이트 업계 1위 다나와는 6998위, 한국 포털 1위인 네이버는 175위다.

윤 대표는 지난 16년간 4개국에서 벤처기업 5개를 잇따라 창업해 성공시키는 등 연쇄창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가격비교 사이트인 '마이사이먼'을 세웠다.

이후 시넷에 마이사이먼을 7억달러에 매각했고 1999년에는 미국 '와이즈넛', 이듬해에는 '코리아 와이즈넛'이란 검색솔루션 업체를 세웠다. 2004년에는 다시 미국에서 가격검색 전문사이트 '비컴닷컴'을 세우고 매각했다. 창업 때마다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적게는 1000만달러에서 많게는 37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을 창업한 안철수 의원은 사업이 기틀을 잡기 전인 2001년 윤 대표를 방문, 자신보다 약 열 살이나 어린 그에게 벤처창업의 성공 비결을 묻기도 했다. 당시 윤 대표는 갓 서른을 넘긴 나이로 토종 한국인으로서는 거의 최초로 실리콘밸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윤 대표는 "결과보다는 도전 과정 자체에 매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도전은 2007년에도 이어졌다. 중국에 혈혈단신 건너가 다섯번째 회사인 방우마이를 세웠다.

방우마이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6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사용자만 해도 700만명에 달한다. 올해 말까지 회원 수 1억명에 하루 이용자 1000만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과거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합병 제의가 있었으나 거절했고 현재도 투자 제의는 1주일에 한 번씩 들어온다"며 "2016년까지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의 7%대인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고 미국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의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을 묻자 윤 대표는 '현지화'란 단어를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는 "중국 본사 직원 230명 중 외국인은 자신뿐이며 자신도 중국인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방우마이 내에 한국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한국관을 오픈했고, 지난달 9일에는 중국 소비자가 한국·일본·미국 등 해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오픈마켓 '타오샤'를 열었다. 방우마이 사용자와 트래픽을 바탕으로 가격검색과 함께 쇼핑몰인 타오샤가 시너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묻자 윤 대표는 "금융은 중국에서 중국 사람만 할 수 있는 분야"라며 "쇼핑검색 한 우물을 파면서 현재 20개 정도인 타오샤 입점업체를 연말까지 100개로 확대해 회사의 또 하나의 큰 축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