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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급한 불만 끄면 그만?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였던 '빨간 딱지' 논란이 일단락 됐다. 민원 발생이 잦아 낮은 평가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들이 붉은색 '불량' 표시를 영업점에 더 이상 붙이지 않아도 된다. 금융당국은 민원발생평가결과의 영업점 게시를 당초 3개월동안 유지하려 했지만 금융회사들의 반발로 한 달 만에 접었다.

금융권 인사들은 금융감독원을 방문, 불편한 속내를 나름의 명분과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절차상의 문제에서부터 금융기관 전체 매도, 불량고객으로부터 시달림 등을 제기한 것이다.

금융권의 문제제기가 타당한 점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진정 금융소비자를 위하고, 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것이었는 지 의문이 든다. 금융당국의 민원발생평가는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됐다. 금융당국은 매년 평가결과를 각 금융기관에 통보하고 등급이 낮은 곳에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소 귀에 경읽기'였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영업점 게시'라는 강수를 택했다.

실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하위등급을 받은 곳이 3곳이고 5년 연속 하위 등급만 받고 있는 회사도 있다. 보험업계는 더욱 심각하다. 5년 연속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고 있는 곳이 5곳이나 된다. 그동안 민원발생평가결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금융기관들이 지난달 12일부터 영업점에 자신들의 낮은 등급이 게시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영업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생소한 '빨간 딱지'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우선 급한 불은 껐다.
당초 예정된 제도시행 기간을 줄였다. 고객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빨간 딱지'가 붙을 후보군이 많다. 금융기관들은 당장 급한 불만 꺼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고객 불편을 개선해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