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대재해채권, 재보험·자본시장 相生 도움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4 16:48

수정 2014.10.25 05:59

[특별기고] 대재해채권, 재보험·자본시장 相生 도움

최근 대재해채권(Catastrophe Bond)에 관한 해외 자본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대재해채권 발행액이 35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해외 보험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활발하게 대재해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과거 대형 연기금들로 제한됐던 대재해채권 투자자 풀(pool) 또한 확대돼 투기 등급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소규모 기관투자가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재해채권은 지진이나 태풍, 홍수 등과 같이 거대 재난 발생에 따른 보험사의 극단적인 보험금 지급 부담을 자본시장에 전가하는 금융상품이다. 대재해채권의 상품 구조는 매출채권이나 부동산, 대출금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 증권(Asset-backed securities)의 발행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먼저 채권을 발행하는 보험사는 특수목적재보험사(Special Purpose Reinsurance Vehicle)를 설립해 재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이 특수목적재보험사는 대재해채권을 발행해 확보한 채권대금을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여 대형 재난 발생에 따른 지급보험금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금융위에서 금융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대재해채권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정책 방향으로 생각된다. 대재해채권이 국내에 도입되면 재보험시장과 자본시장 모두 상생의 발전이 기대된다.

먼저, 대재해채권을 발행하는 보험사는 상당한 규모의 대재해로 파생되는 위험을 담보할 여력이 생긴다. 국내 회사채 시장 규모(발행 잔액 기준)가 재보험사를 포함한 국내 손해보험사 자본총계의 약 10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대재해채권이 발행되면 국내 보험사의 담보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 재보험수지는 2010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말)와 2011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말) 각각 4431억원 적자, 3667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대재해채권을 통한 국내 재보험 담보력 확대는 지속적인 재보험 해외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대재해채권 발행은 새로운 금융상품 도입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국내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11년 약 130조원에서 2013년 약 116조원 규모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재해채권은 시장위험과 상관관계가 없는 자연재해 위험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으로 새로운 분산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재해채권은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 회사채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재해채권 발행시장은 해외에서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글로벌 재보험사들이 대재해채권이라는 대체위험전가(Alternative Risk Transfer) 수단을 활용해 전통적인 재보험사의 역할을 뛰어 넘어 위험 자산 관리회사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대재해채권 도입을 서둘러 금융시장의 고도화를 꾀하고 재보험시장과 자본시장의 융합화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전성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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