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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실리콘밸리의 공유로 만드는 창조경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7 16:57

수정 2014.10.25 02:32

[특별기고] 실리콘밸리의 공유로 만드는 창조경제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최대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얼마 전 숙소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엔비에 대해 특집기사를 실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샌프란시스코의 숙박비는 호텔 부족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그런 탓인지 2008년 중반에는 숙소 공유에 참가한 아파트나 원룸이 1800개에 불과했지만 2014년 초엔 4798개가 에어비엔비에 등록됐다. 에어비엔비는 인터넷이나 스마트앱을 통해 방을 빌려주는 사람과 여행자를 중개,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로 여행객은 호텔보다 저렴하게 묵을 수 있고 집을 제공하는 사람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3만4000개 도시에서 약 1억명이 이용하며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호텔 운영업체들은 에어비앤비가 세금을 안 내고 숙박업체에 적용되는 소방규정 등 규제를 피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모바일로 차량 예약을 할 수 있는 차세대 대중교통수단인 차량공유사이트 '우버'는 37개국 128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고 구글 벤처스가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우버는 이용자와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모바일 위치기반 서비스로 관리하고 결제까지 모바일에 입력한 신용카드 정보로 한번에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버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나자 택시업계의 반발로 급기야 2009년 우버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샌프란시스코는 물론이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지에서 우버와 택시업계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외에도 심부름 공유사이트인 태스크래빗 등, 이들 창업기업의 공통점은 미국의 혁신과 고용창출을 이끌어 나갈 '공유경제'효자라는 점이다. '공유경제'란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럿이 공유하는 경제방식으로 2008년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공유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2010년 8억5000만달러에서 2013년에는 51억달러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숙소부터 차량·쇼핑까지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서로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수천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기존 호텔이나 택시, 쇼핑센터 등 전통적인 산업은 공유사이트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정부도 이들 기업이 세금과 노동법 준수, 안전법 등의 빈틈을 이용해 사업을 해온 점을 들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기점으로 미국 시카고, 뉴욕 등 대도시에서 이들 공유사이트 이용자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공유경제 관련기업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대두돼 최근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가 이들 공유기업에 대한 새로운 안전규정을 발표해 공유경제를 신규 사업군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주면서 저렴하게 이용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공유경제가 '따뜻한 경제'인지는 논쟁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젊은 창업가들은 창조경제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뛰어난 우리나라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접목, 발전시킨다면 새로운 공유경제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동만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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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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