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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중 8명 치매 경각심 가져…성격 변화 등 치매 증상 인식은 낮아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8 11:02

수정 2014.09.18 11:02

한국인 10명 중 8명은 치매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성격변화 등 실제로 치매 증상에 대한 인식은 낮았다.

18일 GE헬스케어의 '건강 증진을 위한 인식의 중요성-신경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81%는 치유 가능성이 없더라도 치매 등 신경질환 발병 여부를 알고 싶어했다. 또한 93%는 신경질환에 대한 정확한 조기진단의 필요성을 상당히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격 변화', '의욕저하' 등 흔히 나타나는 치매 증상에 대한 인식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았다.

한국 성인남녀 1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10개국의 1만 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은 GE헬스케어의 건강에 대한 국가별 인식 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알츠하이머나 파키슨병과 같은 신경질환에 관한 인식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실시됐다.
이 설문조사는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에 의뢰해 올해 6월 진행됐으며, 신경질환 외에도 종양(유방암 중심), 그리고 소프트웨어/IT 등 총 세가지 분야를 주제로 1년에 걸쳐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신경질환이 의심될 경우 치유 가능성이 없더라도 발병 여부를 알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해 글로벌 평균 (74%) 에 비해 높은 비율의 한국인(81%)이 '그렇다' 라고 응답했다. 이는 △브라질(91%) △영국(82%)에 이어 호주(81%)와 함께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또한 신경질환에 대한 정확한 조기진단을 받을 기회가 '상당히' 또는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93%로 글로벌 평균(90%)을 상회했다.

또한 글로벌 평균 (94%)보다 높은 비율의 한국인 응답자(97%)가 '신경 질환의 조기진단이 건강보험(정부나 민간보험회사로부터)에 의해 보장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이러한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본인이 조기 진단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글로벌 평균인 51% 보다 높은 64%를 기록했다.

이처럼 신경질환에 대한 한국인의 경각심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치매의 초기 증상에 대한 인식은 타 선진국 대비 낮았다.

'치매의 증상에 어떤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억상실(66%)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56%) △판단능력 저하(59%) △언어 장애(56%) 등 널리 알려진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글로벌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성격 변화(28%) △감정·행동의 급변(28%) △의욕 저하(11%) 등과 같은 흔히 나타나는 기타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글로벌 평균 대비 20%이상 낮게 나타났고,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과는 그 차이가 약 40%까지 벌어졌다.

한국치매협회 이사이자 서울아산병원 김성윤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치매 초기단계에서 치매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치매를 겪고 있는지 알기 위해 치매 초기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매는 성격 변화나 감정 기복과 같이 흔히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없을 경우 치매 환자를 방치해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고령화의 심화로 현재 60만 명에 이르는 치매 환자수가 2030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매 초기증상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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