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땅 팔아 '대박' 신화 이룬 한전, 부채 감축 계획 '청신호'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8 13:57

수정 2014.09.18 13:57

'수지 맞았다'는 표현을 이럴때 써야 할까. 한전이 이른바 땅 팔아 '대박' 신화를 이뤘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일컫는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입찰을 통해 당초 예정 가격보다 3배가 넘는 재원을 확보한 것이다.

한전 내부에서 조차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향후 부채 감축 작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한전에 세워놓은 부채감축 계획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땅 팔아 수지 맞은 한전

한국전력은 서울 삼성동 부지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낙찰 가격은 무려 10조5500억원에 이른다.


부지 감정가인 3조3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고, 4조원대에 형성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 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특히 한전이 부채 감축 계획에 반영한 부지 매각 예상액인 지난해 말 공시지가인 1조4837억원 보다 10배 가까이 된다. 한전은 매각 대금을 부채 감축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부채 중점관리 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불명예를 안은 후 지난해 부터 2017년까지 14조7천원의 부채감축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한전은 당장 올해 부터 2017년까지 10조9000억원의 부채를 줄여야 했다. 한전은 이중 25%인 2조7200억을 올해 안에 감축할 계획이었다.

한전은 예정보다 입찰 시기를 앞당기면서 까지 한전 부지를 매각하는데 역점을 뒀다. 이번 부지 매각에 따라 부채 감축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채 중점관리 공공기관 오명 벗나

부지 매각으로 막대한 재원 확보하게 된 한전은 재무 구조 개선을 포함한 부채 감축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부채 중점 관리 대상 공공기관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은 물론 재정 건전 공기업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한전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매각 낙찰가 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앞으로 부채 중점관리 대상 기관에서 재정 건전 기관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획한 '부채비율 변곡점'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지 매각대금의 10%인 계약금만으로도 부채 감축계획상의 부지 매각 재원을 거의 마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는 2012년 133%, 지난해 136%에서 올해 145%까지 증가한 부채비율이 내년부터는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전은 현대차그룹과의 부지매각 계약 체결일인 26일로부터 1년 이내에 대금을 납부받게 된다.
4개월 단위로 3차례 분납할 수 있는데, 조기에 대금을 다 치르면 소유권 이전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이 예정 가격의 3배 이상의 액수를 낼 정도인 만큼 대금 지급을 연기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입찰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등 응찰자 13곳이 참여했지만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응찰자 11곳은 보증금을 안 냈거나 예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쓰는 등 자격을 갖추지 못해 무효처리됐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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