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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크리젠투 대표 "창작의 즐거움, 책에서 배워가는 중"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9 11:50

수정 2014.09.19 13:55

이주형 크리젠투 대표


한권의 책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마케팅회사인 크리젠투의 이주형 대표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이주형 대표는 입소문 마케팅을 개척한 '바이럴 마케팅 전문가 1세대'로 불린다. 지금은 마케팅업체의 대표가 됐지만 그의 인생을 바꾸는데는 한권의 마케팅 책이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역할을 했다.

12년전. 회사원이었던 이주형 대표는 한 경영 전문 서적을 읽다 분노가 치밀었다. 번역자가 날림 작업을 한 탓에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가 '안전과 교환 위원회'로 표기돼 있었다. 이럴바엔 차라리 본인이 직접 번역하는게 낫다 싶을 정도였다.
그는 책을 집어던지고 아마존닷컴을 검색한 끝에 당시 베스트셀러 였던 '보랏빛 소가 온다(Puple Cow)'를 번역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절반가량 번역을 끝낸 그는 원서 저작권을 가진 미국의 출판사에 직접 연락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한국어 번역 허가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역경의 시작이었다. 이미 출판사측은 한국의 한 신생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마친 후였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왔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어렵사리 국내 신생 출판사 대표와 접촉한 끝에 번역자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보랏빛 소가 온다'를 번역하면서 그는 지인과 '콜레오마케팅그룹'이라는 업체를 공동으로 창업해 전문 마케팅 업체를 10년간 운영했다. 작년 1월에 마케팅업체 '크리젠투'를 새로 창업해 한화, 빙그레, 비트 패킹 컴퍼니 등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삼성카드에 입사해 국제정산을 담당했던 이주형 대표는 시장조사업체인 IDC 애널리스트를 거친 후 지금은 마케터로서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주형 대표는 "아마 '보랏빛 소'가 아니었으면 평범한 회사원에 머물러 있었을것 같다"면서 "출판업계를 전혀 몰랐던 탓에 무모하게 번역에 도전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인생의 행로가 180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주업은 마케팅이지만 그는 여전히 책을 쓰고 있다. 번역과 창작의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마케팅이나 경제 관련서적을 꾸준히 내면서 이제는 회사 덕에 책이 알려지거나 책 덕분에 회사가 알려지는 독특한 마케팅 체계가 구축됐다.

그가 현재 번역하거나 펴낸 책만 10권이다. 지난해 그가 감수를 했던 '관찰의 힘' 역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근에 낸 번역서는 '융합하라'라는 마케팅 서적이다. 이 책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등을 심도깊게 설명하면서 기술과 창의력의 융합이 어떤식으로 일어나는지, 어떤 파괴력을 가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주형 대표는 "이제 마케팅과 테크놀로지, 두 세계가 융합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소비자에게 봉사하고 그들이 참여해서 즐거워지는, 풍부하면서도 실현가능한 디지털 경험을 창출하려면 마케팅과 IT는 반드시 융합될 수밖에 없다. 현대 기업들에게 융합은 필수 사항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에너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엔 마케팅 영역과 관련이 전혀 없는 수입차 입문서를 펴냈다.
'일생에 한번은 수입차를 타자'라는 책은 각 브랜드별 수입차의 특성과 관리방법, 수입차 구매와 판매 노하우 등을 총 망라한 책이다. 우연히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를 구매한 후 사고처리와 AS등에서 겪은 다양한 사례 등을 토대로 수입차 관리전문가인 엠플러스의 문동훈 대표와 함께 창의력과 지식을 공유해 제작한 책이다.


이주형 대표는 "무모한 도전정신 덕에 인생의 2라운드를 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마케팅 노하우 연구와 책쓰는 일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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