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삼성동 시대'] 한국판 아우토 슈타트 완공땐 자금유입 효과만 年 1조3천억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9 12:02

수정 2014.09.19 12:02

[현대차 '삼성동 시대'] 한국판 아우토 슈타트 완공땐 자금유입 효과만 年 1조3천억

현대차가 한전 부지 청사진으로 제시한 '한국판 아우토슈타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보프스부르크시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차량 전시관과 브랜드 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자동차 박물관, 기업 역사관, 차량 전시장 등을 건설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 명성에 어울리는 테마파크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GBC가 완공되면 해외 행사 유치 등을 통해 2020년 기준 연간 10만명 이상의 해외 인사를 국내로 초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자금 유입 효과는 연간 1조3000억원을 웃돈다.

이미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본사와 인근 공간을 활용해 출고 센터,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지목한 아우토슈타트는 연간 관광객이 250만명이상인 독일 10대 관광지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BMW 벨트 역시 연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는 연간 70만명 이상이 들르는 지역 명소다. 이들은 특색 있는 빌딩과 짜임새 있는 콘텐츠로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우토슈타트는 48m 높이에 400여대의 새차가 진열된 '글래스카 타워'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BMW 벨트는 '4기통 빌딩'으로 유명하다. 벤츠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1886년)'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까지 1만6500㎡의 면적에 총 160대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는 이들의 사례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서울시의 랜드마크가 될 자동차 테마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 역사 박물관, 차량 전시관, 자동차 박물관 등 큰 그림은 그렸지만 세부 사항은 서울시와 협의해야 해서 현재로서는 밝히기 힘들다"면서 "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킬 만큼 압도적인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곳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기념하는 공간이 마련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1945년 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현대 신화를 이끈데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가의 장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박물관을 건립할 경우 콘텐츠를 채우는 것도 큰 과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통상 100여년의 역사를 보유한 것과 달리 현대차의 역사는 40여년에 그친다. 더욱이 현대차 그룹은 2000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현재의 현대차 그룹으로만 역사관을 꾸밀 경우 내용이 빈약해질 수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것과 달리 전시 차종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현대차 그룹은 이에 대해 "자동차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양산형 모델 포니(1976년)는 물론 초기 모델, 제작 관련 물품들이 모두 전시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현대차 그룹에 관한 것뿐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와 정통성을 강조할 만한 것들은 대부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내세우며 서울 신사동 도산대로에 건립한 현대차 모터스튜디오는 GBC 완공 이후에도 현재의 위치를 지킬 예정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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