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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1 08:22

수정 2014.09.21 08:22

[새책]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해냄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손자며느리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소박데기가 됐다가 3년간 열 여섯 명이 넘는 남자들과 간통한 사실이 밝혀져 교형에 처해진 여인 어우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 영화 어우동에서의 음란하고 육감적인 포스터가 가장 일반적인 어우동의 이미지일텐데 작가는 그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성의 내재된 욕망에 대해 고민하던 끝에 그는 어우동을 '탐험가'로 정의했다.
어우동은 기생 수업을 받았다거나 기방에 얹혀 살지 않고 자신의 독립된 공간에 머물렀으며, 문신이든 무신이든 양반이든 중인이든 가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남성을 사랑했다는 것. 또 어우동의 행적과 가정사를 추적하며 소설적 상상력을 덧붙여 남성 중심의 신분질서 속에서 자기결정권을 갖지 못한 여성들이 가져야 했던 욕망의 한계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조선 여성 3부작'으로 '채홍'과 '불의 꽃'에서 여성의 내재된 욕망에 대해 얘기했었지만 어우동은 그들을 초월하는 가장 문제적 캐릭터다.
작가는 어우동이 "세상 모든 여자에 대한 환상과 공포의 결합체이자 끝내 종잡을 수 없는 수수께끼"라며 결국 정답 없음이 여자에 대한, 인간에 대한 정답임을 소설로서 다시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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