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남아도는 우유' 원유재고 12년 만에 최대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1 15:03

수정 2014.09.21 17:55

우유재고가 12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가운데 2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유재고(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원유를 말려 보관)는 1만4896t으로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사진=김범석 기자
우유재고가 12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가운데 2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유재고(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원유를 말려 보관)는 1만4896t으로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상기후에 따른 원유(原乳) 과잉 생산이 장기화하면서 우유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분유재고는 1만4896t으로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 6월에 1만5554t까지 치솟았던 분유재고는 7월 한여름 더위에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소폭 감소했으나, 8월 들어 다시 생산량이 늘면서 상승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유 제조업체들은 우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촉진에 나서거나 우유, 발효유 등의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그러나 우유 및 유제품 소비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이마트가 올 들어 8월까지 매출을 집계해 보니 전체 유제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우유 매출은 1.8%, 요구르트 매출은 2.8%, 우유가 들어간 냉장음료 매출은 4.9% 감소했다.

일부 업체들은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A사의 경우 현재 하루 200t 이상의 잉여 원유가 발생하며 탈지분유 형태로 저장 중인 우유가 전체 분유재고의 35%에 해당하는 6000t에 이르고 있다.

B사는 탈지분유 재고가 작년보다 40%가량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업체 역시 재고가 내부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면서 외부 창고를 빌려 제품을 저장하고 있다. C사도 집유량이 소요량을 10%가량 웃돌면서 매일 재고가 불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가 남아도는데도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에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재고만 쌓여가고 있다"면서 "정부와 낙농가, 업계가 함께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남는 우유를 내다 버리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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