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등의 부진.. 코스피가 위험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3 17:27

수정 2014.09.23 22:21

1등의 부진.. 코스피가 위험하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2년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 1위(약 17%)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코스피 지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시총, 하루 동안 4조원 증발

23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27% 급락한 116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지난 9월 3일 기록한 52주 최저가(118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며 2012년 7월 25일(115만8000원) 이후 2년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루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74조9916억원에서 171조145억원으로 4조원(3조9771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스마트폰 회로기판, 카메라모듈,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역시 전날보다 1.48% 하락한 5만31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저가 5만2700원(8월 27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SDI는 0.34% 소폭 올랐다.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KODEX삼성그룹이 1.52% 하락하면서 19일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TIGER삼성그룹 역시 1.15% 하락하면서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2.2%에서 올해 16%대로, 내년에는 10~1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증권가 전망 탓으로 풀이된다.

전날 증권가에서 나온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투자자들의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전날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달 초 5조7000억원에서 20일 만에 1조원이나 낮춘 4조70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삼성증권은 지난 2·4분기에 8조원 이상을 예상했던 타 증권사와 달리 삼성전자의 실제 영업이익(7조2000억원)에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악화는 더 이상 삼성의 스마트폰이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소비자 판매가 삼성을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증권만의 전망이 아니다. 현대증권도 업종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3·4분기 영업이익이 4조19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말 3·4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를 예상한 보고서가 여의도 증권가에 처음 등장한 이후 한 달 사이에 증권사 예상치는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1등의 부진.. 코스피가 위험하다


■대장株 흔들리면 코스피 휘청

상황이 이러다 보니 삼성그룹펀드에서도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공모형 삼성그룹펀드(ETF 포함)의 설정액은 4조3421억원이다. 1년 전 설정액 5조4069억원과 비교해 19.69%(1조648억원) 급감했다. 올 들어서만 6751억원이 줄었다.

수익률도 엉망이다. 32개 삼성그룹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 5.5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 1.94%를 크게 밑도는 수익률일 뿐 아니라 현대차, LG, SK, 한화 등 기타그룹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0.66%를 크게 하회하는 성적이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삼성전자 주가 급락이 국내 증시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 시가총액이 4조원가량 증발했음에도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56%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떨어지면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것은 공식처럼 여겨진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2030선 아래인 2028.91을 기록했다.

다만 실적부진 전망이 삼성전자 주가에 많이 반영됐고, 현금흐름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고려할 때 이미 바닥권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삼성전자 PBR는 1.1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기적으론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바닥 주가가 110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투자가는 오히려 지난 3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게다가 기관투자가 역시 전날 ETF를 통해 오히려 삼성그룹펀드 투자금을 늘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세를 용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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