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기아차 엔저 공세 뚫고 美서 질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09 17:10

수정 2014.10.09 21:53

현대·기아자동차가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엔저 공세에도 미국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9월 이미 누적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연간 최대 판매량 기록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1~9월 누적 미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00만2529대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100만대를 넘어선 셈이다.

미국 통계전문업체인 오토데이터는 현대·기아차가 이 같은 추세를 연말까지 이어갈 경우 연간 판매량이 133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126만606대(2012년)를 넘어서는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2012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 125만5962대로 뒷걸음치며 지난 2008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올 1~9월 누적판매량은 55만745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현지명 엘라트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만8848대를 기록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이를 만회했다. '베라크루즈'와 '싼타페'는 올 들어 각각 8945대, 3589대 팔리며 지난해에 비해 각각 34.7%, 26.0% 증가세를 보였다.

기아차는 더욱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기아차는 올 누적 판매량이 44만50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특히 7~9월 판매량은 역대 미국시장 3·4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포프모빌 '쏘울'이 판매를 이끌었다. 쏘울은 지난달에만 1만802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45.7%나 증가했다. 기아차 판매 증가량의 대부분이 '쏘울'이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일본 업체들의 엔저 공세를 뚫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일본 업체들은 엔화약세를 활용해 인센티브를 상향 조정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판매 촉진을 위해 업체가 딜러에게 제공하는 판촉비로, 인센티브가 높을수록 할인을 많이 해준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연초 1593달러에 불과했던 도요타의 인센티브는 지난 8월 1997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닛산 브랜드는 인센티브가 지난 8월 2041달러에 달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평균 인센티브는 각각 1787달러와 1618달러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무리한 인센티브 책정보다는 '제값 받기'를 통해 수익성 향상을 꾀할 것"이라며 "신차 투입을 통해 시장점유율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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