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영어교육 시작연령 하향, 영유아 부터 'A B C D'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0 17:14

수정 2014.10.20 17:14

영어교육 시작연령 하향, 영유아 부터 'A B C D'

#. 조모씨(29)는 임신 16주부터 영어동화 태교를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영어동요 CD를 틀고 낮에는 시간을 정해두고 영어로 태담을 한다. 밤에 퇴근한 남편은 자기 전 영어동화로 책을 읽어준다. 조씨는 "아기는 뱃속에서 자신에게 들려오는 반복적 소리를 기억해 모국어 체계를 학습한다"며 "영어 태교를 하면 아기가 나중에 영어를 배울 때 효과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영어교육 열풍이 영유아로 확산되고 있다. 영어교육 시작 연령이 유치원·초등학생에서 1~4세 영유아까지 낮아졌다.
영어유치원의 영유아반도 쉽게 찾을 수 있고, 홈스쿨·학습지·CD 등을 통한 영유아 영어교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 시장 규모는 36조원대, 이 중 영어교육 시장은 8조~10조원대로 추산한다. 영어교육 시장에서도 가장 성장이 빠른 곳이 영유아 시장이다.

도입 초기 특권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영어유치원은 이미 대중화됐다. 원비에 특별활동비 등 추가 비용까지 더하면 월 100만~200만원에 달하지만 관련 유치원·업체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프뢰벨, 몬테소리 등 유명 홈스쿨 전집 가격도 수십~수백만원으로 만만치 않다. 문화센터, 도서, 애니메이션 등까지 포함하면 그 액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영유아에게까지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 실제 30~40대 젊은 부모들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자녀의 영어교육에 몰두한다. 교육업체 EF가 최근 서울, 수도권, 광역시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영어교육을 첫번째로 꼽았다.

37개월 된 딸을 키우는 주부 김모씨(33)는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문제로 남편과 신경전 중이다. 김씨는 "어차피 배울 언어라면 좀 더 빨리, 체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비용이 다소 부담 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9월 유치원생,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서울·경기지역 학부모 76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 3세에 영어교육을 시작한 경우가 10년 사이 11배로 증가하는 등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었다.

또 유치원 등 유아교육기관의 72.8%가 영어교육을 하고 있었지만 원장 및 교사의 교육적 방침에 따른 시행은 12%에 불과했고 85.2%가 학부모의 요구 때문에 실시하는 것이라고 답해 학부모의 조기영어 교육열을 알 수 있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현재 30~40대 부모들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한 세대"라며 "영어 조기교육은 시대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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