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홈쇼핑 보험 판매' 금지 검토에 보험업계 한숨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1 16:57

수정 2014.10.21 16:57

금융당국이 홈쇼핑을 통한 보험 판매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보험업계는 판매 채널 감소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에는 홈쇼핑 채널이 다른 보험판매 채널과 비교해 크게 영향력 있는 채널은 아니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에는 방카슈랑스, GA(독립보험대리점)과 더불어 중요한 판매채널의 하나이기 때문에 홈쇼핑을 통한 판매 채널이 폐쇄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홈쇼핑을 통해 보험료 수입을 올리는 보험회사(생명보험사 기준)를 살펴보면 2012회계연도에는 10개사에서 올해에는 8개사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초회보험료 기준)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92억6200만원으로 2012년의 연간 144억3000만원에 육박했다.

아직 홈쇼핑 보험 판매 금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게 홈쇼핑 채널을 통해 보험판매를 하는 보험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홈쇼핑 보험판매에만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읽힌다.

한 보험사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금융당국의 입장을 지켜보자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불완전판매율이 낮은데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것처럼 매도되는 것이 억울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홈쇼핑 채널만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은 것이 아닌데 유독 홈쇼핑 채널에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만약 홈쇼핑 판매채널이 사라지게 된다면 가뜩이나 규제 때문에 힘든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이 홈쇼핑을 통한 보험판매를 전면 불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전화영업(텔레마케팅)을 중지한 뒤 일부 금융사에서 텔레마케터들의 고용 여건이 불안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점을 상기해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 금지라는 초강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 텔레마케팅 중지 때처럼 특정 판매채널의 폐쇄나 중단이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이 면밀한 검토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텔레마케팅 금지가 바람직했겠지만 결국 텔레마케팅 금지가 보험 판매 채널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당국도 잘 알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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