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철도 역사 115년만에 흑자 눈앞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지난 1월 9일 대전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국민행복 코레일'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 2015년 흑자경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코레일이 올해 공사 출범 9년 만에, 철도역사 115년 만에 사상 최초로 영업흑자를 낼 전망이다. 흑자 규모도 700억원대로 '만년 적자기업' 딱지를 떼고 새롭게 거듭나는 모양새다. 올해 초 코레일이 밝힌 '2015년 경영흑자 달성' 목표치보다 1년 앞선 성과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올 1월 비전선포식에서 "단 1만원의 영업흑자라도 달성한다는 각오로 2015년 흑자경영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일각에서는 코레일의 앞길이 마냥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평가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상화 이행계획 사항인 방만경영 개선에 대한 노사합의가 지연되고 강성 철도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장기파업을 거치며 일부 조합원이 노조 탈퇴와 함께 합의 촉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제기하는 등 노·노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년 대비 2700억원 개선 효과

코레일은 전사적 비용절감과 과감한 사업구조 개선으로 올해 700억원대의 영업흑자가 예상된다고 21일 밝혔다. 전년 대비 약 2700억원을 개선하는 것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100억원의 적자개선 실적을 뛰어넘는 것이다. 공기업인 코레일로서는 그동안 누적된 부채를 줄일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1년여 전만 해도 코레일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실제 철도 115년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최연혜 사장이 지난해 10월 수장으로 부임했을 때 코레일은 말 그대로 위기였다. 안전관리, 경영효율화, 수서발KTX,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수습 등 현안은 산적한 데다 부채 17조6000억원, 부채비율 372%인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최 사장은 '국민행복 철도'라는 새 비전과 함께 전사적 노력으로 상황을 뒤집었다.

최 사장은 수익증대와 비용절감을 총괄하는 '경영정상화추진단'을 구성하고 소속별 비용목표를 부여하는 등 전사적 손익관리 개념 정착을 추진했다.

코레일의 사상 첫 흑자 달성에는 사측의 경영혁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임직원은 지난해 임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전 직원 연차사용 촉진 및 시간외수당 절감 등에 동참하면서 연 107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함께 이룬 성과다.

■철도노조 내부 '변화 바람'

강성으로 평가받는 철도노조 내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록 방만경영 정상화 합의는 기한(10월 10일) 내 이루지 못했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 조합원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투쟁 일변도의 강성 철도노조에 반발한 조합원의 탈퇴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철도노조 조합원은 2만400명가량에서 올해 9월 1만9000명으로 줄었다. 징계.퇴직을 감안하고도 1500명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철도노조 집행부는 방만경영 개선 합의에 여전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8월 18일 퇴직금 산정방식만 제외하고 경영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총 15개 과제, 25개 항목에 대해 노사합의를 이룬 바 있지만 노조 집행부 강경파가 이를 거부하며 노조위원장 불신임 후 현재 26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에 진행될 선거가 갑자기 당겨진 것이다.



이에 철도노조 주요 간부의 92%가 해고자로, 철도노조를 좌우하고 있어 의도적으로 합의시한을 넘기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이 일고 있다.

반면 노조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사측의 선거운동 방해, 임금손실 보전 선방안 마련, 임금교섭 산정기준 마련, 철도민영화 저지 등을 내세워 사측과 대립 중이다.

사상 첫 흑자 달성이라는 성과와 방만경영 개선 미합의라는 불명예 사이에서 키를 쥔 노조의 결단이 기대되는 가운데 23일 개표되는 노조위원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