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무원연금 개혁안·개헌론 놓고 여야 동상이몽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2 17:16

수정 2014.10.22 17:16

국정감사 이후 정치권 핵심이슈로 급부상할 개헌론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개헌론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여야 모두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두 의제를 놓고 여야가 '동상이몽(同床異夢)' 하는 형국이다. 개헌론 일정에 대해선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가운데 야당은 개헌론의 고삐를 바짝 당기자는 입장이다. 반면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경우 청와대와 여당이 일정을 서두르며 의욕적으로 나선 반면 야당은 완급조절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에 국감 이후 부상할 양대 핵심이슈들이 여야 간 의제설정 선호도 차이 탓에 공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여 '조급', 야 '느긋'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연내 처리 목표라는 입장을 굳히고 국감 이후 본격적인 정책 입안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지난 21일 여야 원내대표가 당내에 각각 공무원연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키로 합의하면서 '멍석'은 깔린 셈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탄력을 받기 위해선 집권여당 내 의견일치와 여야 간 입장차 좁히기 등 두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22일 새누리당 내에선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미묘한 입장차가 불거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해 "올해 (개혁안) 처리를 목표로 국회 차원의 다각적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공무원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나 국가 재정이란 측면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개혁의 대상이 됐다"면서 "공무원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언급이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개혁안 추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시기 문제와 방법에 있어서 신중론을 보여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김 대표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 연금 개혁을 꼭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데 시기가 중요하느냐"며 언급, 배수진을 치고 연내 처리하겠다는 청와대의 정책처리 속도와는 일정부분 거리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공무원 노조와 야당 등 이해당사자들 간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뒀을 뿐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는 동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야당의 입장이다. 연금 구조와 법안 성안과정에서의 의사결정 방식 및 시기 등 3가지면에서 여당과 편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여당이 '더 내고 덜 받는' 방안을 강조하는 반면 야당은 '더 내고 더 받는'안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의견수렴과 최종 목표 시점면에서 여당이 조급한 반면 야당은 신중론으로 일관해 청와대와 여당의 연내처리 목표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야당은 공무원사회의 전면적인 반발에 따라 공무원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까지 감안하겠다는 점에서 연내 구체적인 여야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 여 '속도조절' 야당 '강공'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욕구가 '여고야저(與高野低)'인 것과 반대로 개헌론에 대해선 '야고여저(野高與低)'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개헌론에 대해 상당수 여야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과 마찬가지로 시기를 놓고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의 '연내 개헌봇물' 언급이 당내 친박세력 및 청와대와 대립구도처럼 비화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내 분위기는 연내 개헌논의 불가론이 급속도로 번졌다.
청와대의 경제활성화 행보에 개헌론이 블랙홀로 작용할 것이란 의지가 재확인된 셈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경우 새 원내사령탑을 맡은 우윤근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데다 각종 선거에서 연패한 야당이 정치권의 새로운 어젠다에 대해 주도권을 끌고 가기 위해 개헌론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당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개혁과 개헌론 모두 대국민 관심사여서 핵심의제로 받아들이는 형국"이라면서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몰입된 반면 야당은 개헌론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여야 논의 과정에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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