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KB금융 윤종규 회장 선임] 내부 갈등구조 해결이 1순위.. 계열사 '인사태풍' 예고

이승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2 17:32

수정 2014.10.22 21:51

[KB금융 윤종규 회장 선임] 내부 갈등구조 해결이 1순위.. 계열사 '인사태풍' 예고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된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직면할 과제들은 만만찮다. 축배를 들기도 전에 난파 직전인 KB호(號)를 정상화해야 하는 시험대에 놓이게 된다.

윤 전 부사장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향후 경영전략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조직을 하나로 묶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리딩뱅크'로서 KB의 위상을 회복하고 글로벌 뱅크로 도약시켜야 할 책무도 막중하다. △회장·행장 겸임 여부 등 지배구조 문제 △지주 및 계열사 인사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 마무리 등 새로운 수익사업 추진 △노사 화합 등이 차기 회장의 당면 과제로 꼽히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인사 관심

윤 전 부사장은 이날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KB금융그룹을 변함없이 지켜준 주주, 고객들과 KB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 주신 관계당국에 송구하다는 말씀과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KB금융 차기 회장은 국민은행 주전산기기 교체 문제로 회장과 행장의 사퇴를 초래한 'KB 사태'를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경영 공백을 조기에 해소하고 내부 갈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윤 전 부사장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이 은행장도 겸임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진 KB금융 회추위 의장이 이날 회추위를 마치고 회장·행장 겸임 여부에 대해 "윤 내정자와 이사회가 상의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힌 만큼 윤 전 부사장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전 부사장이 회장·행장 겸임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분간 겸임 체제를 유지하다 경영이 안정되면 은행장을 선임하는 '선 겸임 후 분리'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주 및 계열사 경영진의 인사 여부도 관심사다. 전례를 보면 최종후보자가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회장으로 확정될 경우 사외이사 2명과 함께 대표이사추천위원회(대추위)를 구성, 일주일 내 대대적인 계열사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으로 임영록 전 회장 때 취임했던 KB금융의 11개 자회사 대표이사들이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 다음에는 지주 임원에 대한 인사다. 이 역시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논리로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지만 조직의 불안정을 감안하면 내년 초 그룹 정기인사 때 지주 임원에 대한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회장이 취임할 경우 계열사 대표를 새로 뽑는 게 관행"이라며 "지주사 임원의 경우는 내년 초 정기인사 때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전략과 노사 관계 관건

윤 전 부사장은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도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작업이 마무리된 다음 달쯤 LIG손보의 KB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당초 이달 안에 LIG손보 인수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금융위원회가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퇴진에 따른 경영불안이 인수승인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해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 동력을 마련하는 것 역시 윤 전 부사장의 과제다. 리딩 뱅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불과해 우리은행(5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주요 은행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비은행부문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수합병(M&A)을 추진해야 한다. 지난 7월 말 현재 KB금융 총자산 393조원 가운데 국민은행 자산이 268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회장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됐던 국민은행 노동조합과의 갈등 역시 난제다.
지난해 지주사 사장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임영록 전 회장의 경우 취임 당시부터 노조와의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다만 내부 출신으로 분류되는 윤 전 부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만큼 노조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부사장은 앞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직 화합과 결속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내부 통합에 힘쓰겠다"며 "공평무사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인사만이 조직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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