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제조업 위기 극복, 뿌리기업에 길 있다

국내 제조업이 성장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쟁과 환율변동으로 인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그 파장은 제조업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그 답을 뿌리기업(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 제조업 전체 사업체의 7.3%를 차지하는 2만6000여개 뿌리기업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제품부터 가전·사무용품·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 과정에 포함돼 있다.

주요 선진국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제조업의 위기를 인식해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가 차원에서 제조업 혁신을 위한 뿌리산업 육성정책을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독일은 뿌리기업을 기반으로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품질과 생산성 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군을 보유하면서 견실한 경제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독일의 사례를 한국 경제의 타개책으로 선택해 뿌리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건실한 한국형 강소 뿌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핵심뿌리기술을 보유하고 성장 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을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해왔다. 최근 100호 전문기업으로 지정된 동우HST㈜는 성능이 향상된 자동차엔진의 폭발 압력이 증가하면서 기존 열처리 방법으로는 제품 생산에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향상된 성능과 기능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3년간의 연구 노력 끝에 자동차 연비 및 성능 향상을 위한 가혹한 환경에서 내구성을 갖는 저마찰 코팅기술을 개발, 실린더 캡 단위 부품에서 자동차 연비 1%를 향상시켰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지난 9월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된 동양피스톤㈜도 복잡형상 일체화 주조기술인 용탕 청정화 처리기술로 고품질·고강도 엔진용 피스톤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의 국내 1위 기업이자 국내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세계 4위 기업으로 성장한 뿌리기업이다.

향후 5년 내 기술력을 갖춘 2500개 뿌리기업을 발굴해 기술 및 경영 역량이 향상되도록 지원함으로써 한국의 히든챔피언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이와 같은 뿌리기업 육성정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바람직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업계·학계·연구계 등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와 민간 모두 뿌리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뿌리기업이 제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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