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여 지도부 균열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3 16:12

수정 2014.10.23 21:37

줄곧 순항하던 새누리당 지도부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붕괴 직전까지 가면서 가까스로 봉합된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 체제를 유지해 여당 강세 국회를 끌어왔던 새누리당 지도부가 내부 의견차 및 당청 갈등에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의 돌발 사퇴 발표로 강고했던 대열이 흐트러지는 양상이다. 여당 내 분열이 조기봉합되지 않을 경우 국정감사 이후 산더미처럼 쌓인 여야 협상안들도 표류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며 지도부에 입성한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당내에 파문이 일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 언급에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미묘한 시각차까지 불거지면서 당내 화합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쏟았던 새누리당 지도부에 이날 김 최고위원의 사퇴 발언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김 최고위원의 사퇴배경이 된 발언들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돌출발언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당내 균열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섣부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이날 쏟아낸 발언 중에는 당내 갈등을 유발할 강도 높은 2가지 내용이 담겨 있어 해프닝으로 깎아내리기엔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우선 당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부분이다. 김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나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차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퇴밖에)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직을 걸고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이 먼저 사퇴를 선언하고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에게도 책임론을 제기하며 배수진을 친 셈이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라고 애절하게 말씀해왔지만 국회는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질렀다. 아마 (대통령이) 많이 가슴 아파하실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비주류 수장인 김 대표의 최근 개헌관련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인 데다 심기가 불편한 청와대의 입장과 같은 궤에 섰다는 점에서 김 대표와 대척점에 서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일련의 발언들은 김 대표의 취임 100일을 지나 곧바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의 항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친박계 주류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최근 김 대표체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 이어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이날 김무성 대표가 대권에 욕심이 있어 개헌 발언을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에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 힘겨루기도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대표의 최근 개헌 발언과 관련, "대표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또 차기 대권 스케줄이나 그런 것 들을 비추어볼 때, 이슈를 선점하는 게 중요해서 유혹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당내에서 많은 분들이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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