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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의 반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9 17:11

수정 2014.10.29 17:11

정말 기적이 일어나는 걸까. 캔자스시티가 최저 연봉 3총사를 앞세워 샌프란시스코를 최종 7차전까지 몰아붙였다. 2승 3패의 절대적 위기.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홈에서 싸운 캔자스시티가 10-0 대승을 거뒀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구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은 예상과 달리 일방적 경기였다. 캔자스시티는 15안타의 맹공을 퍼부었고 샌프란시스코는 무득점으로 잠잠했다.

이로써 3승3패로 균형을 이룬 월드시리즈는 30일 7차전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39세의 노장 팀 허드슨, 캔자스시티는 제레미 거드리를 선발로 내세운다.
통계적으로 월드시리즈 7차전은 홈팀의 일방적 우세. 근래 들어 벌어진 9차례의 7차전에서 모두 홈팀이 이겼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50만달러(약 5억원)다. 요르다노 벤추라(50만달러), 로렌조 케인(54만달러), 마이크 무스타카스(55만달러) 등 캔자스시티 최저 몸값 3총사의 연봉은 다 합쳐봐야 159만달러.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이크 피비(1600만달러) 한 사람 몫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피비에게 도전장을 내민 투수는 신인 벤추라. 통산 139승, 2007년 투수 3관왕에 빛나는 피비에 비하면 통산 14승뿐인 벤추라는 내세울 게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피비는 1⅓이닝을 던져 5실점한 반면 벤추라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월드시리즈 첫승을 기록했다.

벤추라는 무작정 직구만 던졌다. 이날 100개의 투구 중 81개가 직구였다. 벤추라의 직구는 무시무시했다. 최고 시속 161㎞의 강속구에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방망이가 숨죽은 듯 조용했다. 3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상대 간판타자인 버스터 포지를 병살로 유도한 것 역시 156㎞ 직구였다.

타자들의 활약에서도 캔자스시티의 '저비용 고효율'이 빛났다. 캔자스시티가 대박을 터트린 2회 말. 무사 1, 3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카스가 우전 적시타를 터트려 대량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무스타카스는 7회 솔로 홈런을 날려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로렌조 케인의 방망이도 활발했다. 케인은 2회 2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캔자스시티의 최저 연봉 타자들이 펄펄 난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1000만달러 3인방은 저조했다.

주포 버스터 포지(1100만달러)가 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고 '가을 사나이' 헌터 펜스(1500만달러)도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1000만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파블로 산도발(875만달러) 역시 1안타를 때렸으나 타점을 올리진 못했다.

6차전 결과로 승부의 추는 오히려 홈팀 캔자스시티로 기운 느낌이다. 더구나 샌프란시스코엔 2002년의 패배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이 해 샌프란시스코는 애너하임(현재 LA) 에인절스에 3승2패로 앞서가다 6, 7차전을 잇달아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묘하게도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1차전 승리 후 1승2패로 뒤졌고 4, 5차전을 내리 이겨 3승2패로 앞섰다.
이번 월드시리즈와 똑같은 흐름이었다.

최근 5년 사이 3번의 우승을 노리는 전통의 샌프란시스코. 1985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넘보는 기적의 캔자스시티. 마지막으로 웃는 팀은 어디일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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