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광물자원·석탄公 '낙제점' 당혹.. 동서·서부발전 '합격점' 당당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30 15:26

수정 2014.10.31 00:00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중간평가를 두고 기관들 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관련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은 당혹감을 보였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향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킨 기관들도 다행이라는 분위기 속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중간평가'에서 부채감축에 실패한 공공기관은 광물자원공사와 석탄공사로 나타났다. 광물자원공사는 감축 목표였던 3411억원보다 382억원 적은 3029억원을 감축해 88%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석탄공사는 목표액 258억원보다 23억원 모자란 235억원을 줄여 91% 달성에 머물렀다.


광물자원공사의 부채감축 성과 미흡은 본사 및 해외자산 매각 지연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내년 5월 강원 원주혁신도시 이전을 준비 중인 광물자원공사는 본사 매각이 총 5차례 유찰됐다. 당초 광물자원공사는 본사 매각자금으로 신사옥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매각이 지연된 가운데 신사옥도 함께 짓고 있어 자금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외자산 매각 지연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파나마에 보유한 코브레 구리광산 매각작업도 실패한 상태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정부 당시 3170억원에 코브레 구리광산을 매입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시행된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 이행을 위해 올 초 이 광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부채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옥 매각이 지연되면서 차질이 생겨 아쉽다"며 "연말까지 부채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석탄공사의 경우 고질적인 누적적자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석탄공사는 2014년 5월 기준 누적부채 약 1조468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로, 이와 함께 금융비용 누증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로 재무구조가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도 상환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 방만경영 개선 관련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기업은 부산대병원 한 곳만 남았다. 한전기술의 경우 중간평가 하루를 남기고 전격 타결을 이뤄 기관장 해임 및 연봉동결 조치는 피하게 됐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정부 정책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면서 합의를 이루게 된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채감축 및 방만경영 개선에서 성과를 낸 공공기관들은 표정관리 속에서 내심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기재부의 중간평가는 부채감축 40%와 방만경영 개선 60%의 비중을 두고 두 가지 모두를 가지고 평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평가에서 상위 1~5위를 차지한 공공기관에는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1위는 동서발전, 2위는 서부발전, 3위는 석유공사가 차지했고, 5위는 한국전력이 자리했다.

특히 한전의 경우 부채감축을 목표치 대비 227% 초과, 2조418억원의 부채를 축소해 감축금액이나 비율 모두 가장 컸다.


이들 기업은 부채감축도 중요하지만 방만경영과 관련, 합의를 통해 양호한 성적을 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부채감축은 사업조정을 통해 이뤄낼 수 있지만 방만경영은 노사가 합심해 이뤄낸 결과라는 게 해당 공기업들의 설명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부채감축은 경영진의 결단에 의해서 이뤄지지만 방만경영 개선은 노사 간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에 대해 정부에 제출한 목표치보다 초과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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