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중 FTA 제대로 누리려면 좀 더 세밀한 대응전략 필요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1 08:17

수정 2014.11.11 08:17

권태신 한경연 원장
권태신 한경연 원장

사실상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농민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중 FTA 체결에 따른 타격을 언급하며 FTA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FTA의 실제 효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중 FTA 타결로 농민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전략을 잘 세운다면 혜택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식품산업은 연평균 1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류 영향으로 김치, 유자차, 김, 라면 등의 중국 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도 한국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저렴하지만 질이 좋지 않은 중국 농산품보다 한국 제품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9년 470만달러이던 우리나라의 대중국 조제분야 수출규모는 2011년 2380만달러로 급증했고 2013년에는 5640만달러로 늘었다.


FTA 이득공유제는 당시 홍준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한·중 FTA로 인해 발생하는 제조업 분야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농가에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권 원장은 축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근 중국 부유층 가운데 유제품이나 한우 등 한국 농축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정부지원이나 이익공유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어떻게 중국시장을 뚫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468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방한한 것을 고려할 때 농업계도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원장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고기를 볶거나 튀겨 먹는 문화권인데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이나 부유층 사이에서 갈비 등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한우 등 우리 축산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인 만큼 정부나 전문가 집단의 전문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조업에 대해서는 '인해전술 트라우마'를 우려했다.

권 원장은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이득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대량생산을 통해 저가의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가 FTA의 관세인하 효과를 발판으로 오히려 중국기업이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FTA를 확실한 기회로 시현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업종별로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원장은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우리 기업들의 소비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면서도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권 원장은 국내외 전문가 가운데 통계수치 자체에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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